
서울과 가깝다는 이유로 각종 수도권 규제를 받아온 경기 구리시가 정부의 ‘지방우대지수’에서도 지원 필요성이 낮은 1권역으로 분류되자 “규제와 지원 배제라는 이중 불이익을 받게 됐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구리시(시장 신동화)는 4일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지방우대지수 산정 방식이 수도권 인접 지역의 중첩규제와 취약한 자족 기반 등 지역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3일 ‘지방우대지수 운영 및 관리 규정’을 최종 고시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지방우대지수는 서울과의 거리와 지역 발전 정도, 인구감소에 따른 소멸 위기 등을 종합해 전국 229개 시군구를 1∼4권역으로 구분한 지표다.
우대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은 1권역, 높은 지역은 4권역으로 분류된다. 구리시는 서울시 전역과 경기지역 상당수 지자체 등과 함께 1권역에 포함됐다.
정부는 서울과의 거리만으로 권역을 정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서울과의 공간적 거리와 함께 지방시대위원회가 마련한 44개 균형발전 지표를 연계해 사회·경제적 발전 수준을 반영하고, 인구감소지역에는 추가 우대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지방우대지수는 2027년부터 재정·세제·규제·조달 등 정부 정책과 사업에 본격 활용될 예정이다. 다만 1권역으로 분류됐다고 모든 정부 지원에서 일률적으로 제외되는 것은 아니며, 중앙부처가 개별 정책과 사업의 특성에 따라 우대 수준과 적용 방식을 정한다.
그럼에도 구리시는 현재의 산정 방식이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 도시’가 안고 있는 구조적 제약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고 반발했다.
구리시는 수도권정비계획법상 과밀억제권역으로 지정돼 인구와 산업 집중을 제한하는 행정·세제상 규제를 받고 있다. 전체 면적의 약 60%인 20㎢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으며 군사시설보호구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의 규제도 중첩돼 있다.
시는 이 같은 규제로 기업 유치와 자족시설 확충, 도시 기반시설 정비가 제한되면서 서울 인접도시라는 입지적 장점을 실질적인 성장 동력으로 연결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구리시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본예산 기준 재정자립도는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22위다. 지역 내 약 3만5,000개 기업 가운데 소상공인과 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약 98%에 달해 안정적인 세수와 일자리 창출을 뒷받침할 산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설명이다.
결국 서울과 가깝다는 이유로 산업과 인구 유입을 억제하는 규제를 받으면서도, 같은 이유로 균형발전 지원에서는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것이 구리시가 제기한 문제의 핵심이다.
구리시는 정부와 지방시대위원회에 서울과의 물리적 거리뿐 아니라 재정자립도와 인구구조 변화, 경제적 자립 기반, 규제 중첩 정도 등을 평가하는 별도 보정지표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과밀억제권역과 개발제한구역,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강한 규제로 발전 기회를 제한받은 수도권 지역에 대해서는 권역별 차등 지원이나 예외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특히 이번 논란은 구리시만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남양주시와 의정부시 등 서울과 인접한 경기북부 지자체들도 1권역 분류가 지역의 재정 여건과 중첩규제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잇따라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지역소멸 위기에 놓인 비수도권을 더 두텁게 지원하려는 지방우대지수의 정책 취지는 분명하다. 그러나 수도권이라는 하나의 범주 안에도 산업과 재정 기반이 강한 지역과 각종 규제로 성장 기회를 제한받아온 지역이 함께 존재한다.
따라서 서울과의 거리를 균형발전의 주요 기준으로 삼더라도, 정부가 규제로 제한한 발전 가능성과 그에 따른 재정·산업 기반의 취약성까지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동화 구리시장은 “서울과 가깝다는 이유로 각종 규제를 받으면서 균형발전 지원에서도 소외되는 모순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물리적 거리가 아니라 해당 지역이 실제로 감당해 온 규제 강도와 구조적 발전 저해 요인을 반영하는 보정지표와 예외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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