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은 국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 사람의 격노로 모든 것이 꼬이고 엉망진창이 되어 수많은 사람들이 범죄자가 되었다. 절차대로 법대로 진행했으면 될 일을 전화통화와 공모로 이어졌다. 대명천지 법치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어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나는 채 해병 순직 관련 해병대 수사결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겠다.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쉽게 이해되는 채널이 수두룩하다. 다만 국회청문회장의 증인들의 표정을 보고 느낀 바를 말하려 한다. 청문회장에서 비친 증인들을 보며, 나는 실체적 진실을 쉽게 알 수 있었다. 법과 절차를 충실히 이행하여 법 정의에 부합하는 행위를 하는 자와 이에 역행하여 권력을 이용, 법 정의를 흩트려 놓은 자. 이러한 두 부류의 사람들을 청문회장에서 보았다. 그들의 얼굴에 나타난 표정에서 진실과 거짓을 읽을 수 있었다.
진실을 말하는 자의 눈빛에는 당당함과 부끄러움이 없는 얼굴을 한다. 얼굴표정과 눈빛에는 진실을 밝혀내려는 간절함이 그대로 보이기 마련이다. 청문회장 분위기는 자신을 속일 수 없는 얼굴표정이 국민들에게 전달되었다. 이와 반대로 진실을 왜곡하려는 자들의 표정에는 비굴함이 얼굴에 찬란하게 드러나 있었다. 사실을 은폐하려는 얼굴에 경련이 일어나고 입술은 떨고 있었다. 또한 침이 마르는 혀 놀림을 하는 행위를 반복한다. 이러한 현상은 아무리 자신을 속이려 한들 소용없다. 비굴함이 작동하는 내면세계에서 자연스러운 표현이 나올 수 없다. 이런 게 인간이다. 무엇보다 진실을 거부하는 행위는 스스로를 괴롭히기 때문에 자연스럽지 않다. 그러한 올바르지 못한 행위에 대한 표정이 밖으로 표출되는 게 사람얼굴이다. 인간 본성의 거역할 수 없는 고백이 얼굴 표정으로 말한다. 그나마 다행스럽지 않은가? 우리들은 그들을 보고 무엇이 사실과 거짓인지를 알아버렸다.
그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이미 진실과 거짓의 양면을 보았다. 그러나 천박한 권력이라는 잣대는, 이 나라와 국민을 우습게 알고 있는 게 분명하다. 국가 최고 권력을 갖는다는 것은 무소불위(無所不爲)를 행하라고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선적으로 어른이 되어야 한다. 올바름을 노려보고 가치를 중시하며 그에 어울리는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 어른으로 가는 길이다. 하지만 참다운 어른 정신은 사라지고 치졸하고 더러운 공모(共謀)를 하다니 비참할 따름이다.
지나간 역사를 보자. 1960년 3월 15일 실시된 정·부통령선거에서 이승만이 부정과 폭력으로 재집권을 시도하다 4·19 혁명으로 이승만 정권은 붕괴되었다. 또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대통령을 국정농단의 책임을 물어 파면 결정을 하였다. 이 두 사건의 공통점은 국민들의 분노로 촉발되어 거센 저항으로 이어졌고 결국은 정권교체를 이루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현 정권은 깨어있는 시민정신을 정말 우습게 보는 걸까. 아니면 무식하고 무지해서 그냥 하고 싶은 대로 천박한 권력에 취해 있는 걸까. 나는 인간 세상에서의 위계적 질서를 인정한다. 그에 따른 부조리와 불평등도 어쩌면 당연하다. 자본주의가 그렇기 때문에 그렇다. 자본주의 사회가 그렇다면 각자의 삶은 각자의 몫이다. 그러나 법치국가로서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엄연히 존재한다. 국가는 국민 권익을 우선시해야 함을 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 만족을 위한 천박한 권력행사? 그 권력에 동조하는 비굴한 세력들. 지금 대한민국 현실 아닌가? 바라건 데 국민들을 더 이상 우습게 보지 않기를 바란다. 경기에서 누적된 반칙은 반드시 퇴장임을 명심하자!
다시 한번 강조하거니와 반칙을 하면 퇴장은 엄연한 사실이다. 청문회장의 증인들은 인간 언어의 이중성을 이용해 사실을 비틀기로 일관했다. 그리고 자기 합리화에 급급한 나머지 얼굴표정이 일그러지는 연출을 낳았다. 비굴한 그들은 이미 어른이 아니었다. 다만 최고 권력자를 보호하기 위해 무척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한편으로 이해가 가는 부분이었다. 그들에게도 그들의 삶이 있기에 그럴 것이다. 어른이 되기를 포기한 그들에게 연민을 느낀다.
내가 생각하는 솔직함은 당장은 힘들고 견디기 버거울 수 있다. 그러나 내가 보고 배운 인간 심리는, 그 솔직함으로부터 부끄러움이 존재하지 않는 ‘자유롭고 행복하다는’ 걸 깨달았다. 미래의 우리 세대들은 불평등과 부조리 속에서도 솔직함이 주는 행복을 연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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