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미국/중남미

트럼프, 와일스 비서실장 교체... 후임에 '강경파' 밀러

남상훈 기자

와일스 패싱’에 정책 이견…트럼프 신임 잃고 퇴진

‘反이민 설계자’ 밀러…정책노선 수정 대신 대결

스티븐 밀러 백악관 비서실장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 참패 사흘 만인 6일(현지 시간)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을 전격 교체했다. 후임에는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을 설계해 온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을 발탁했다.

백악관 첫 여성 비서실장으로 주목을 받았던 수지 와일스가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참패한 지 사흘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와일스를 자리를 물려받는 후임인 밀러 부비서실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표적인 강경파이자 백악관의 실세로 꼽히는 인물이다.

민주당이 중간선거 압승으로 상하원을 장악해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에 제동이 걸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충성파를 앞세워 정면 돌파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와일스 실장이 "트럼프 정치조직(Trump Political Operation)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변화를 주고 싶었다"며 이번 인사가 중간선거 결과에 따른 인적 개편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당일 밤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와일스 실장과 그가 이끄는 정치팀을 향해 '재앙'의 책임을 추궁하며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와일스 실장은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이끈 일등 공신이자 핵심 전략가다. 트럼프 대통령이 ‘얼음 아가씨(Ice Maiden)’라는 별명을 붙일 정도로 냉철한 정치 전략가로 평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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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이 약해졌다는 관측이 잇따랐다. 특히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와일스 실장과 충분히 협의하지 않은 채 백악관 대변인을 임명했다가 닷새 만에 경질한 사건은 이른바 ‘와일스 패싱’ 논란으로 번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 와일스 실장의 교체설에 "나는 전적으로 와일스를 신뢰한다"고 선을 그었으나, 중간선거 참패에 와일스 실장을 경질한 것으로도 분석된다.

수지 와일스 첫 여성 백악관 비서실장 @ 연합뉴스

후임인 밀러 비서실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표적인 강경파로 백악관의 실세로 분류된다. 2016년 대선 당시 연설문 작성자로 트럼프 진영에 합류했고, 1기 행정부부터 반이민 정책을 설계해 왔다.

2기 행정부에선 정책담당 부비서실장과 국토안보보좌관을 맡아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과 이민 단속 강화 등 강경 정책 드라이브를 주도했다. 하루 3000명 체포 목표를 제시하는 등 강경한 단속을 밀어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밀러 비서실장 임명은 선거 참패에도 핵심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백악관 비서실장이 대통령의 정책 의제와 참모진을 총괄하는 자리인 만큼, 밀러의 강경 노선이 이민뿐 아니라 국정 전반에 더욱 강하게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와일스 실장의 퇴진과 밀러의 부상이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핵심 참모진의 권력 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평가했다. CNN은 밀러가 최근 이민 정책을 넘어 국내 정책 전반으로 영향력을 넓혔으며, 대통령의 행정권한을 폭넓게 행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강경 노선이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만 더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AP통신의 중간선거 유권자 조사에선 약 60%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이 지나쳤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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