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의 발전은 개발사업의 규모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시민이 출퇴근하기 편리하고, 골목상권에 활력이 넘치며,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누구나 안전하고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어야 진정한 도시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구리시가 지금 가장 중요하게 추진해야 할 과제는 시민의 일상을 개선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통합적인 도시정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신동화 구리시장은 2026년 7월 취임하면서 민생 안정과 경제 성장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 이전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그 경제적 효과가 지역 상권과 소상공인에게까지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방향도 밝혔다. 구리시가 발표한 민선 9기 주요 공약에는 GH 이전, GTX-B 갈매역 정차, 토평2지구 미래산업 자족도시 조성, 골목상권 활성화, 교통 및 돌봄 개선 등이 포함돼 있다.
구리시는 지난 10월 7일부터 29일까지 2027년 주요업무계획 보고회를 진행하며 사업별 추진 여건과 실행 가능성을 점검하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정책을 개별 사업으로 추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이 실제로 체감하는 성과로 연결하는 일이다.
첫째, 교통 불편 해소를 시민이 체감하는 시정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구리시는 서울과 인접한 입지적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사실이 시민의 편리한 이동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광역교통망 확충과 함께 기존 대중교통의 접근성, 환승 편의, 생활도로 및 보행환경을 종합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대표적인 현안이 GTX-B 갈매역 추가 정차다. 구리시는 2026년 8월 중앙정부에 갈매역 정차와 관련한 건의서를 제출했다. 태릉CC 개발에 따른 교통 수요를 반영해 정차 타당성을 재검토하고, 약 312억 원으로 제시된 광역철도 건설 분담금의 국비 지원 또는 분담 대상제외도 요청했다.
그러나 갈매역 정차는 아직 확정된 사업이 아니다. 따라서 시는 추가 정차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설명하는 한편, 객관적인 교통 수요 분석과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실현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동시에 장기간이 필요한 광역교통사업의 결과만 기다려서도 안 된다. 출퇴근 시간대 버스 배차와 혼잡도를 점검하고, 철도와 버스의 환승체계를 개선하며, 어린이 통학로와 보행 취약지역을 정비해야 한다. 시민이 매일 경험하는 교통 불편을 줄이는 것이야말로 가장 직접적인 생활정책이다.
둘째, GH 이전을 지역경제와 일자리 창출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GH 본사 이전은 구리시의 자족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그러나 공공기관 이전 자체가 곧 지역경제 활성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기관 종사자의 지역 내 소비가 늘어나고, 주변 상권이 살아나며, 지역인재의 취업 기회가 확대될 때 실질적인 효과가 발생한다.
2026년 9월 22일 구리시의회 시정 질문 답변과 관련 보도에 따르면, 신동화 시장은 GH와 이전 문제를 협의하고 있으며 2026년 연말 임시청사 계약과 2027년 상반기 이전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전을 위해서는 관계기관의 협의와 관련 행정절차 등이 남아 있어 목표 일정과 실제 이전 완료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구리시는 GH 이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주변 상권과 연계한 소비 촉진, 지역 소상공인과의 협력, 청년 대상 직무교육 및 취업 연계 프로그램 등을 검토할 수 있다.
아울러 이전 이후에는 지역 내 소비 변화, 주변 상권의 매출 추이, 지역인재 채용 실적 등을 분석해 성과를 확인해야 한다. 공공기관 유치의 성과는 이전이라는 행정적 결과에 머무르지 않고 시민의 일자리와 소득으로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셋째, 토평2지구를 주거 중심에서 자족 기능을 갖춘 도시로 발전시켜야 한다.
토평2지구 개발은 구리시의 미래 도시구조를 결정할 중요한 사업이다. 구리시는 2026년 8월 토평2지구 공공주택지구의 구역을 기존 약 275만㎡에서 약 322만㎡로 확대하는 방안을 중앙정부에 건의했다. 자족 기능을 강화하고 도시지원시설 용지를 추가로 확보하려는 취지다.
다만 구역 확대는 건의 단계이므로 정부의 최종 결정과 구분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개발 규모의 확대 자체가 아니라, 개발이 구리시의 미래 경쟁력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는 점이다.
주택 공급이 늘어나더라도 일자리와 산업 기능이 부족하고 교통·교육·의료·문화시설이 충분하지 않다면 도시의 자족성은 높아지기 어렵다. 따라서 토평2지구는 주거와 산업, 교통, 환경, 생활 기반시설을 통합적으로 고려해 계획해야 한다.
기업의 실제 입주 수요와 투자 가능성을 검토하고, 지역 여건에 적합한 산업 및 업무 기능을 확보해야 한다. 아울러 교통혼잡, 환경 부담, 기반시설 설치비와 향후 운영비 등을 사전에 분석해 재정 부담을 관리해야 한다.
토평2지구 개발의 목표는 단순히 주택을 공급하는 데 있지 않다. 시민이 구리에서 거주하고, 일하고, 소비하며, 여가를 누릴 수 있는 도시구조를 만드는 데 있어야 한다.
넷째, 골목상권과 소상공인을 위한 실질적인 민생경제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대규모 도시개발은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지만, 소상공인의 경영 여건은 지금 살펴야 할 민생 현안이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려면 일률적인 지원보다 상권별 특성과 수요를 반영한 정책이 필요하다.
우선 상권별 유동인구, 매출 변화, 빈 점포 현황, 업종 분포 등을 조사해 지원이 필요한 지역을 파악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 화폐와 전통시장 행사, 골목상권 공동 마케팅을 연계하고 소상공인의 온라인 판로 확대와 디지털 전환을 지원할 수 있다.
GH 이전과 지역 행사 등 공공부문의 활동이 지역 소비로 이어지도록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만 지원사업의 성과를 집행 예산이나 참여 점포 수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참여 점포의 매출 변화, 빈 점포율, 사업 지속률 등을 분석해 실제 효과가 확인된 사업에 예산과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
민생경제 정책의 목적은 지원사업의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일자리와 소비가 지역 안에서 순환하도록 하는 데 있다.
다섯째, 시민의 안전과 돌봄, 생활환경을 도시정책의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
도시의 경쟁력은 경제적 성장뿐 아니라 시민의 삶의 질에서도 결정된다. 어린이 통학 안전,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돌봄, 생활폐기물 처리, 하천과 공원 관리 등 일상적인 공공서비스는 시민이 시정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특히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할 때는 주택 공급과 함께 상하수도, 폐기물 처리시설, 공원·녹지, 교육 및 복지시설의 수요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인구와 주택이 증가하는데 생활 기반시설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면 시민의 불편과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구리시는 생활권별 안전 취약지역을 점검하고, 돌봄 사각지대를 발굴하며, 시민 민원에 대한 처리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사업을 만드는 것만큼 기존 행정서비스의 문제점을 찾아 신속하게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
시민이 불편을 제기했을 때 담당 부서와 처리 기한, 개선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행정의 책임성과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
여섯째, 정책의 우선순위와 성과를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구리시가 추진해야 할 정책은 다양하지만, 한정된 예산과 행정력으로 모든 사업을 같은 속도로 추진할 수는 없다. 정책의 시급성, 시민 체감도, 재정 부담, 장기적 효과를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교통 불편과 보행 안전, 소상공인 지원, 생활환경 개선 등 시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과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GH 이전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토평2지구의 자족 기능 강화, 광역교통망 확충 등을 통해 도시의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주요 사업마다 명확한 목표와 성과지표를 설정해야 한다. 교통정책은 대중교통 대기시간과 접근성, 경제정책은 지역 내 소비와 일자리, 생활환경 정책은 민원 처리 기간과 개선 실적 등을 활용해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사업별 추진 일정과 예산, 책임 부서, 진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계획을 발표하는 행정에서 벗어나 계획의 이행 여부와 결과를 시민에게 설명하는 행정으로 발전해야 한다.
구리시가 진행 중인 2027년 주요업무계획 수립 과정에서도 사업별 실행 가능성과 재원 확보 방안, 시민 체감 성과를 함께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책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필요한 경우 사업을 조정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정된 재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구리시의 발전은 시민의 삶이 나아지는 것으로 증명돼야 한다.
구리시는 서울과 인접한 입지적 장점을 바탕으로 광역교통망 확충, 공공기관 이전, 대규모 도시개발 등을 통해 새로운 발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회가 자동으로 도시의 성장과 시민의 행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교통은 일자리와 연결돼야 하고, 공공기관 이전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져야 하며, 도시개발은 주거 공급을 넘어 자족 기능과 생활환경 개선을 함께 달성해야 한다.
신동화 시장에게 필요한 정책적 과제는 새로운 공약을 추가하는 데 있기보다 기존 정책의 실행력을 높이고, 시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만들어 내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도시의 발전은 개발사업의 규모가 아니라 시민의 삶이 얼마나 높아졌는가로 평가해야 한다. 출퇴근이 편리해지고, 골목상권이 살아나며,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안전하고 쾌적한 생활환경이 조성될 때 구리시는 단순한 서울의 인접 도시를 넘어 자족 기능을 갖춘 경쟁력 있는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
시민의 일상을 개선하는 단기 정책과 도시의 미래를 준비하는 장기 전략을 균형 있게 추진하고, 그 성과를 객관적인 자료로 검증해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 이것이 지금 구리시가 지향해야 할 시정의 방향이라고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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