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군공항의 화성 이전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이 국방부의 갈등관리 용역 중단을 촉구했다. 화성시민 대상 설문조사의 표본 배분과 질문 구성이 편향됐다는 주장이다. 이전을 추진하는 수원시의 특별법 제정 움직임에 이어 반대 단체들이 조사 절차의 공정성을 문제 삼은 것이다.
수원 군공항 폐쇄를 위한 생명·평화회의와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4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수원 군공항 이전에 대한 효율적인 갈등관리 용역’의 즉각 중단과 설문조사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범대위는 가장 큰 문제로 표본 배분 방식을 꼽았다. 소음과 재산권 침해, 건강권·학습권 저하 등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과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은 지역을 동일한 비중으로 조사하면 피해 당사자의 의견이 희석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질문 구성도 문제로 지목했다. 범대위는 검증되지 않은 수조원 규모의 지원사업과 민간공항 통합 구상, 개발 효과 등이 실현 가능한 혜택처럼 제시됐다고 주장했다. 소음 피해와 건강권·재산권·학습권 침해, 고도 제한, 지역 발전 저해, 화옹지구의 생태적 가치와 조류 충돌 위험 등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상환 범대위 상임위원장은 “국가가 실시하는 여론조사일수록 조사 대상의 대표성과 질문의 중립성, 조사 과정의 투명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번 용역이 목적과 조사 권역 설정, 표본 배분, 질문 구성 전반에서 공정성과 신뢰성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조사 결과가 향후 이전 추진 과정에서 ‘화성시민 여론’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우려했다. 시민의 뜻을 왜곡하고 주민자치를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범대위는 국방부에 ▲갈등관리 용역 즉각 중단 ▲공정성과 형평성을 갖춘 화성시민 설문조사 재구성을 요구했다. 용역을 강행하면 조사 결과를 화성시민의 공식 여론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범대위는 입장문에서 2017년 2월 16일 국방부가 예비이전후보지를 일방적으로 지정한 후 화성시민이 이전에 반대해 왔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은 김현정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인신 생명·평화회의 실행위원장과 장효연 수원여성회 사무국장, 이상환 상임위원장이 발언했다. 홍은화 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 상임공동대표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송현미 화성시의회 군공항 이전 반대 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과 이홍근 경기도의원 등도 참석했다.
정명근 화성시장은 군공항 이전에 단호히 반대하며 민·정·관이 연대해 공동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화성시의회 특위는 앞서 지난 16일 설문조사 중단과 용역 전 과정 재검토, 특별법안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국방부 용역의 기간은 지난 7월부터 내년 1월까지다. 사업비는 9840만원이다. 화성시민 약 1000명 대상 대면 설문조사와 약 200명 대상 심층 인터뷰, 3차례 소통간담회가 계획됐다. 용역은 화성시의 반대 입장과 지역 내 갈등 요인을 진단해 관리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알려진 국방부의 당초 설문 계획은 예비이전후보지가 속한 만세구 주민 60%, 나머지 3개 구역 주민 40%를 배분하는 방식이다. 화성시와 시민단체는 조사 대상을 만세구 주민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화성시는 지난달 14일 조사 방식과 범위에 대한 사전 협의를 요구했다. 국방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입장이라고 전해진다.
이와 함께 김영진 의원이 지난 9월 30일 대표발의한 ‘수원 군 공항 이전주변지역 및 종전부지 개발 등에 관한 특별법안’은 종전부지와 이전부지, 이전부지 반경 10㎞ 주변지역에 규제 완화와 특례를 부여하는 내용이다. 법안은 국회 국방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않았다. 이전 지역도 확정되지 않았다.
경기도의 경기국제공항 추진은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달 21일 서면브리핑에서 도 재정 투입 없이 순수 국가 재원으로 민간 국제공항을 조성하기 위한 관련 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예비 후보지는 화성시 화성호 간척지와 평택시 서탄면, 이천시 모가면 세 곳이다. 국비 확보나 국토교통부의 건설 승인 단계는 아니다.
설문의 편향 여부는 화성시와 반대 단체의 주장이다. 국방부 측의 공식 입장은 확인되지 않았다. 용역은 내년 1월까지 이어진다. 법안 심사와 용역 결과가 갈등의 향방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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