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기자수첩] 공금 횡령 사태 포천시, 회계관리 구멍 철저히 수술해야

오기춘 기자
오기춘 기자

지방행정의 기본은 세금의 투명한 집행이다. 그러나 최근 포천시청 내부에서 발생한 회계 담당 공무원의 공금 횡령 사건은 지방자치단체 내부 통제 및 회계 관리 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하게 작동할 수 있는지를 극명히 보여줬다.

기획예산과에서 회계업무를 담당하던 A주무관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약 11개월 동안 부서 일상경비 지출 과정에서 약 1300만 원을 빼돌렸다. 신속한 경비 집행을 위해 마련된 일상경비 제도의 취지가 회계 담당자 1인의 도덕적 해이와 결합하며 심각한 허점으로 악용된 것이다.

이번 사건에서 포천시가 보여준 후속 대응은 신속했다. 횡령액이 전액 변제되었음에도 온정주의로 덮지 않고, 해당 공무원을 직위해제함과 동시에 경찰에 즉각 고발 조치했다. 전 부서를 대상으로 일상경비 집행 실태 특별감사에 나선 것 역시 뒤늦게나마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단호한 행정 조치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사건의 본질은 ‘돈을 돌려받았는가’나 ‘단발성 감사를 하느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진정으로 짚어야 할 대목은 “어떻게 약 11개월이라는 긴 기간 동안 포천시의 회계 관리 체계가 단 한 번도 이 비위 행위를 걸러내지 못했는가” 하는 점이다.

일상경비는 소액 지출이라 할지라도 결재권자의 증빙서류 확인, 계좌 내역 대조, 월별 회계 결산 등 최소한의 3중 통제 장치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1년 가까이 비위가 이어졌다는 것은, 현행 회계 검증 시스템이 상급자와 부서장의 형식적인 서류 결재 속에서 완전히 마비되어 있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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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는 특정 부서의 일상경비 점검 수준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포천시 행정 전반의 회계 시스템과 내부 통제 메커니즘을 기초부터 전면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회계 담당자 1인에게 권한과 업무가 집약되는 구조적 한계, 형식적인 상급자 결재 절차, 사후 검증 장치의 부재 등 시청 재정 운용 전반의 허점을 원점에서부터 짚어내야 한다. 단순히 서류를 확인하고 털어내는 보여주기식 감사가 아니라, 회계 전산화 모니터링 강화, 이상 지출 실시간 감지 알림, 담당자–결재권자 간 상호 교차 검증 의무화 등 근본적인 시스템 개혁이 수반돼야 한다.

공금은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시민의 피땀 어린 혈세다. 횡령금 변제는 피해의 물리적 회복일 뿐, 무너진 행정 신뢰와 관리·감독자의 책임까지 면해주는 면죄부가 될 수 없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일도 때로는 필요하다. 단, 다시는 소를 잃지 않도록 외양간의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

포천시가 이번 경종을 계기로 철저한 원인 규명과 함께 조직 내 관리·감독 책임까지 명확히 따져 묻고, 시스템 전체를 수술하는 결단을 내려 추락한 시민의 행정 신뢰를 되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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