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미국/중남미

고물가·독주에 성난 민심 폭발...트럼프 ‘초레임덕’ 위기

남상훈 기자

출구조사... 유권자 88% “생활비 부담 탓”

각국과의 관세전쟁...제품가격 인상 유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다수당을 차지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국민의 준엄한 심판이 작동한 것으로 읽힌다.

고물가에 따른 살인적인 생활비 위기와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에 등을 돌린 성난 민심은 민주당 승리를 의미하는 '블루 웨이브'(Blue Wave)를 넘어 민주당 압승을 뜻하는 '블루 쓰나미'(Blue Tsunami)를 일으켰다.

미국민은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 국정운영과 경제 실정에 레드 카드를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연방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모두 잃으면서 임기 절반을 채우기도 전에 ‘슈퍼 레임덕’ 위기에 몰렸다.

상원 선거에서 1998년 이후 28년간 민주당을 허락하지 않던 '보수의 심장' 텍사스가 무너지고 아이오와와 캔자스 등 난공불락의 보수 텃밭 곳곳에서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3일 투표 종료 직후 미 주요 언론들이 여론조사기관 SSRS에 의뢰해 실시한 출구조사에서 투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가장 큰 이유는 경제였다. 유권자의 39%가 가장 중요한 국가 현안으로 경제를 꼽았고, 민주주의 현황(32%)이 뒤를 이었다.

생활비 부담이 투표에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은 '결정적 요인(49%)'과 '주요 요인(39%)'을 합쳐 무려 88%에 달했다. 정부 부정부패 역시 90%(결정적 54%·주요 36%)가 핵심 변수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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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각국과의 관세전쟁을 벌이면서 제품가격이 인상돼 미국인들의 생활비 부담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2월 말 개시한 이란전쟁이 유가 급등을 불러오면서 휘발윳값이 갤런당 4달러를 넘었다. 자동차 이용이 필수인 미국인들에게 갤런당 4달러를 넘어가는 휘발윳값은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다.

이란전쟁으로 비료 수급도 불안정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인 농업계와 운송업계에 큰 타격을 안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이민단속은 공화당 내 백인 핵심 지지층의 환호를 끌어냈으나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던 히스패닉 및 흑인 유권자들이 지지를 철회하는 계기가 됐다.

민주당은 이런 트럼프 행정부의 약점을 파고들어 '감당 가능한 생활비'에 의제를 집중시켰다. 트럼프 대통령과 주변의 부패 의혹도 적극 제기하며 무당층과 중도 보수를 공략, 대승을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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