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0대 포천시의회가 첫 행정사무감사부터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새롭게 돛을 올린 의회가 집행부를 어떻게 감시하고 견제할지 가늠할 첫 시험대였지만, 효율성을 잃은 감사 일정과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지방의회의 행정사무감사는 지방자치단체 행정 전반을 점검하고 예산 집행 및 사업 추진의 문제점을 바로잡는 핵심 의정 활동이다. 그러나 지난 22일 제196회 정례회 제1차 행정사무감사 현장의 풍경은 의회가 지향해야 할 본래의 취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날 관내 14개 읍·면·동장을 대상으로 한 감사는 당초 오후 3시 출석으로 안내됐다. 하지만 앞선 일정이 기약 없이 길어지면서 읍·면·동장들은 4시간 넘게 대기한 끝에 오후 7시가 지나서야 감사장에 들어설 수 있었다. 길고 지루했던 기다림에 비해 정작 진행된 감사는 20여 분 만에 허무하게 종료됐다.
읍·면·동장은 주민 생활 민원 처리, 복지 사각지대 발굴, 재난·안전 관리 등을 현장에서 총괄하는 최일선 행정 책임자들이다. 특히 포천시는 경기도 31개 시·군 중 세 번째로 넓은 약 826.5㎢의 면적을 자랑한다. 관할 구역이 넓고 현장 대처가 중요한 지역 특성상, 이들이 감사장 대기실에 수 시간 동안 묶여 있는 동안 발생한 현장 행정의 공백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다.
회의 진행 특성상 부득이하게 일정이 지연될 수는 있다. 의회 역시 사실관계를 인정하며 예기치 못한 차질이었음을 해명했기에 무작정 시의회만을 탓할 일은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상황이 예측되었을 때의 대응 시스템이다. 일정이 늦어질 것으로 예상됐다면 출석 시간을 유동적으로 재조정하거나 사전에 안내하는 등 효율적인 ‘의사일정 조율의 미’를 발휘했어야 했다.
더욱이 읍·면·동 행정은 구조상 행정사무감사에서 대형 위법 사항이 발견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 같은 현장 특성을 잘 알고 있을 의회가 책임자들을 불필요하게 장시간 대기시킨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민선 10대 의회가 쌓아온 경험치 또한 결코 짧지 않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이러한 장시간 대기가 관행처럼 되풀이되어 온 것이라면 이는 단순한 일회성 지연을 넘어 의회 운영 방식 전반을 근본적으로 점검해야 할 신호다. 새 의회가 시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집행부를 향한 날카로운 감시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의회 운영에서도 합리성과 투명성을 갖추어야 한다. 이번 논란이 현장 중심의 유연하고 내실 있는 의정 활동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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