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문=이건구 기자] 한파경보가 내려졌던 8일 오전 11시10분께 가평군 설악면 어비계곡에 겨울에만 모습을 드러내는 ‘얼음성’이 서 있었다.
계곡 암반을 타고 흐르던 물 위로 인위적으로 물을 뿌려 얼린 빙벽은, 추위가 깊어질수록 몸집을 키우며 산자락 한쪽을 가득 채웠다.
드론으로 내려다본 빙벽은 자연 지형을 바탕으로 자라난 거대한 얼음 구조물이었다. 위쪽에는 푸른빛을 띤 얼음 기둥이 촘촘히 솟아 있었고, 아래로 내려갈수록 얼음은 두터운 성벽처럼 굳어 계곡 바닥을 덮었다. 물이 얼고, 그 위에 다시 물이 얹히며 쌓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지상에서 바라본 모습은 더 압도적이었다. 암반을 따라 흘러내리다 멈춘 물줄기가 얼음이 돼 굳어 있었고, 곳곳에 뾰족한 얼음 봉우리가 솟아 겨울 숲과 선명한 대비를 이뤘다. 햇빛이 비치는 순간, 빙벽 표면은 푸른빛과 흰빛을 동시에 머금으며 반짝였다.
이날 이 얼음성을 보기 위해 동남아 관광객들이 대형 버스를 이용해 어비계곡을 찾았다. 수백여 명에 이르는 관광객들은 전망 데크와 다리 주변에 모여 얼음성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겨울 풍경을 즐겼다. 평소 눈과 얼음을 접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인공적으로 키워진 빙벽은 한파 자체보다 더 강한 인상을 남겼다.
가평 어비계곡의 빙벽은 겨울 추위 속에서 계곡에 물을 뿌려가며 조성된 인공 빙벽이다. 기온이 낮을수록 얼음은 더 단단해지고 규모도 커진다. 그러나 날씨가 풀리면, 이 얼음성은 서서히 녹아 흔적 없이 사라진다. 사람이 물을 뿌리고, 겨울이 얼린다. 그래서 이 성은 매년 겨울에만 세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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