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문=이건구 기자] 절기상 입춘을 여드레 남겨둔 27일 오후 4시50분께 남양주시 조안나들목 인근 상공에서 내려다본 북한강. 강 위의 얼음이 한낮 햇볕을 받아 서서히 풀리며, 검은 물길과 흰 설면이 교차하는 무늬를 만들어 내고 있다.
얼음은 갈라지고, 물은 스며들고, 그 사이로 시간의 속도가 보인다.
대교의 그림자와 자동차 그림자가 얼음 위에 길게 눕고, 바람이 지나간 자리마다 검은 선이 번진다. 얼음은 마치 먹을 풀어 번지게 한 화선지처럼 흐르고, 균열은 붓끝의 망설임처럼 얇다. 곳곳에 패인 검은 구멍은 아직 겨울이 붙잡고 있는 숨구멍, 그러나 가장자리부터 이미 봄의 손길이 닿아 있다.
강을 가로지르는 것은 북한강대교. 다리는 계절을 재촉하지 않는다. 그저 위로는 차가 지나가고, 아래로는 얼음과 물이 각자의 속도로 흘러갈 뿐이다. 직선의 다리와 곡선의 균열이 만나, 인공과 자연이 잠시 같은 화면에 선다.
드론이 포착한 이 장면은 ‘녹음’의 과정이다. 겨울이 물러나고 봄이 들어오는 그 경계에서, 강은 말을 아낀다. 대신 선과 면, 밝음과 어둠으로만 대답한다. 이날 북한강은 그렇게, 조용히 계절을 넘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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