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구가 송도 학원가 두 곳을 ‘킥보드 없는 거리’로 지정해 3월부터 운영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곳은 보행자가 많은 학원가이기도 하지만, 전동킥보드로 인한 중대 보행자 사고가 실제로 발생했던 지역이기도 하다. 지난 2025년 가을, 송도 한 인도에서 전동킥보드를 타던 중학생 두 명이 보행자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피해자는 어린 딸의 손을 잡고 길을 걷던 30대 엄마였다. 그는 머리를 크게 다쳐 중태에 빠졌고, 이후 장기간 치료와 후유증을 겪어야 했다. 사고 당시 전동킥보드를 몰던 학생들은 원동기 면허가 없는 미성년자였으며, 경찰은 대여업체의 면허 확인 책임 문제도 함께 들여다봤다.
이 사고로 던져진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전동킥보드를 타지 않은 보행자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미성년자·무면허 이용을 걸러내지 못한 관리 체계의 한계가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후 송도 일대에서 전동킥보드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은 이전과 달라졌다. 이 같은 문제는 특정 지역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전국에서 전동킥보드를 포함한 개인형 이동장치 관련 교통사고는 2232건 발생했다고 한다. 더욱이 이 사고로 23명이 숨지고 2486명이 다쳤다. 어마어마한 피해다. 수년 전 200여 건 수준이던 사고 건수가 장기적으로 크게 늘어난 것이다. 숫자는 전동킥보드가 이미 일상적인 위험 요소가 됐음을 보여준다.
전동킥보드의 위험성은 역설적으로 접근성이 높다는 데서 비롯된다. 앱 하나면 누구나 탈 수 있지만, 몸을 보호해 줄 안전장치는 충분하지 않다. 이용자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도 거의 없다. 속도는 생각보다 빠르고, 인도와 차도를 오가는 순간 위험은 급격히 커진다. 쉽게 탈 수 있는 이동수단일수록 사고의 대가는 더 무겁게 돌아온다. 사실 사고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공간을 분리하는 것이었을지 모른다. 그런 점에서 이번 ‘킥보드 없는 거리’ 지정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그럼에도 보행자가 많은 학원가에서만큼은 전동킥보드를 멈추게 한 결정은 의미가 있다.
지난해 사고 당시 만난 송도 주민들은 이렇게 말했다. “킥보드가 옆으로 휙 지나갈 때면 늘 깜짝 놀란다.” 이 말에는 분노와 피로가 함께 묻어 있었다. 반복되는 불안, 그것이 이 지역 주민들이 체감해 온 전동킥보드의 현실이었다. 도시의 안전은 결국 선택의 문제다. 모든 이동을 허용할 것인지, 아니면 특정 공간에서는 멈추게 할 것인지. 특히 아이들과 보행자가 끊이지 않는 학원가라면, 그 선택은 더욱 분명해질 수밖에 없다.
송도 학원가에서 킥보드가 멈춘 이유는 단순한 행정 절차 때문만은 아니다. 이미 한 차례, 그 위험이 현실로 드러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지정이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게 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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