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산등성이 너머로 해가 기울 무렵 드론이 남양주시 조안면 운길산 정상 인근을 비추자 오래된 사찰 수종사는 가을빛에 완전히 잠겨 있었다. 울긋불긋 단풍이 산허리를 휘감아 마치 시간이 붉은 숨결로 산을 물들이는 듯했다.
수종사는 운길산의 품 안에 파묻히듯 자리하면서도, 앞쪽으로는 거대한 물줄기인 북한강을 당당히 마주하는 곳이다. 높은 자리에서 내려다보면 남한강과 북한강, 그리고 두 물길이 만나는 양평 두물머리가 한눈에 담긴다.
창건 연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고려시대부터 존재한 것으로 추정되고, 조선 세조(1455~1468)가 병을 고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세월의 흔적이 겹겹이 쌓인 이 절은 수백 년을 견디며 산중에 고요한 기도를 품어왔다.
‘수종사(水鍾寺)’라는 이름 역시 전설을 머금고 있다. 절의 범종에서 ‘물소리’가 난다는 이야기가 구전되며 오늘까지 전해진다. 특히 새벽 운해가 산사 주변을 감싸면 이 전설이 실제가 되는 듯, 종소리와 안개가 뒤섞여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수종사는 단순한 사찰이 아니라, 산과 물과 바람이 한데 어우러져 세월을 견디는 하나의 거대한 숨결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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