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자수첩

[기자수첩] 가로수 잘라낸 도시숲 행정…늦은 반성, 늦지 않은 계기되길

김종대 기자
김종대(남부권 본부장)
김종대(남부권 본부장)

“경관 좋은 나무길이 잘려 나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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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께 시민 제보로 평택시 국도38호선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훼손 논란을 처음 보도했다. 수십 그루의 아름드리나무들이 하루아침에 통째로 잘려 나갔고, 도심 한복판에 갑작스레 드러난 허전한 풍경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이후 한 달 반, 뒤늦게 평택시가 실시한 내부 감사 결과가 나왔다. 인허가 과정에서 행정 미비가 있었고, 관련 절차에 하자가 있었다는 걸 시인한 것이다. 겉으로는 나무를 아끼고 도시숲 조성을 강조해 온 시정이기에, 이번 사태는 자가당착의 전형이라 할 만하다.

가로수 하나 심는 데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이 든다. 따지고 보면, 어마어마한 규모다. 이처럼 시민의 혈세가 투입되고, 수십 년의 시간이 흘러야 자란다. 평택시 또한 그 점을 알기에 예산을 들여 매년 녹지 확충 사업을 벌여왔다. 그런데 정작 이미 자리를 잡은 나무길을 행정의 미숙함으로 베어냈다면,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시민 신뢰를 훼손하는 일이다. 더구나 해당 도로는 메타세쿼이아 특유의 수직적 수형과 녹음으로 시민들 사이에서 포토존으로도 유명했다. 자연이 준 선물에, 행정이 답하지 못한 셈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뒤늦게라도 평택시가 잘못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시는 도시숲 보호 체계를 전면 재정비하고, 관련 부서 간 협업과 지침 강화를 약속했다. 시인의 말이 변명이 아닌 진심이라면, 그 자체가 변화의 신호다. 가로수 한 그루를 두고 벌어진 이번 논란이 평택시 행정에 경종을 울리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계기가 된다면 의미가 있을 것이다. ‘눈에 보이는 행정’보다 중요한 것은 ‘눈에 띄지 않아도 꾸준한 행정’이다. 나무는 쉽게 자라지 않는다. 행정도 마찬가지다. 이번 실수 위에 반성과 성찰을 더한다면, 언젠가는 더 나은 도시숲이 시민들 곁에 그늘이 되어 줄 것이다.

정장선 시장이 밝힌 것처럼 “도시숲은 시민과 함께 지켜야 할 소중한 자산”이며 “보다 책임 있는 행정을 통해 지속 가능한 녹색 도시를 만들어 가겠다”는 다짐이 공허하지 않도록 뿌리내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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