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와 조현수(30)에 대한 구속기간이 연장됐다. 검찰은 이은해가 남편 A씨를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한 정황을 모아 살인 혐의 입증을 위해 고심 중이다.
심리전문가 일부는 가스라이팅 정황만으로는 이은해의 살인 혐의를 입증하기에는 한계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A씨가 계곡에서 스스로 뛰어들었기 때문에 ‘심리 지배’를 실질적 살인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23일 중앙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은해는 A씨를 가스라이팅한 정황이 상당하다.
가스라이팅(Gas-lighting)이란 연극 가스라이트(Gaslight)에서 유래한 ‘정신적 학대’를 지칭하는 용어로,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피해자가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드는 행위를 일컫는다. 범죄용어로서는 ‘범죄자가 피해자를 지배적 착취하는 관계’로 쓰인다.
가스라이팅의 주요 특성은 자신이 심리적 지배를 당해도 당하는 줄 모른다는 점이다.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타인을 길들이기 때문에 주변에서 누군가 개입해 적극적으로 구하지 않으면 벗어나기 어렵다. 주로 부모와 자식, 스승과 제자, 선배와 후배, 상급자와 하급자, 친구 관계, 부부 관계, 연인 관계, 거래처 갑과 을의 관계에서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누구나 당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은해는 내연남인 조현수와 함께 ‘보험금’ 수령과 A씨의 재산 착취를 목적으로 결혼한 뒤 심리적 지배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은해는 A씨에게 평소 ‘그냥 나는 좋으면 때려’라고 말하면서 ‘그냥 받아들이라’는 식으로 A씨를 때리거나 정서적 학대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A씨는 사망 반 년 전인 2019년 1월 조현수한테 문자메시지를 보내 “은해에게 쓰레기란 말 안 듣고 싶어”, “정신병자란 소리 안 듣고 존중받고 싶어”, “나도 현수처럼 은해에게 인정받고 싶어”라는 등의 메시지를 보내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조현수는 이 같은 문자 메시지를 이은해와 공유하면서 A씨의 심리적 상태를 파악, 더욱 교묘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A씨를 가스라이팅한 것으로 보인다. 이은해는 또 A씨와 찍은 사진에 ‘넌 벗어날 수 없어’라는 메시지도 적었다.
그 결과 연봉 6000만원을 받는 대기업 연구원 A씨는 이은해와 결혼한지 1년 만에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상태로 내몰리는 등 경제적으로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렸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A씨는 라면 구입할 돈도 없어 직장동료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이은해는 이런 상황에서도 “오빠 근데 정말 나 그만 만나고 싶어”라면서 A씨를 극한으로 내몰았다.
A씨의 마지막 순간에도 A씨가 이은해로부터 들은 말은 “오빠가 안 뛰어들면, 내가 뛰어든다”라는 말이었다. 이 말은 들은 A씨는 수영을 하지 못함에도 용소계곡 폭포에 뛰어들어 결국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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