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세기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처음 탄생한 피자가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음식 중 하나로 등극하게 됐는지 그 역사를 담은 책이 나왔다.
300년 전 피자는 가난한 사람들이 굶주림을 해결하기 위해 밀가루와 채소 등 가장 값싸고 흔한 재료를 이용해 길거리에서 손쉽게 먹을 수 있는 형태로 조리한 음식이었다.
허기를 채워주던 피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나폴리 안에서 오늘날의 피자와 가까운 형태로 발전했다. 19세기에는 튀긴 피자와 접은 피자 등 다양한 형태가 등장했다.
그러다 20세기 초에 나폴리를 넘어 이탈리아 다른 지역으로, 특히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비약적인 성공을 거두게 된다.
일자리를 찾아 미국으로 간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먹던 피자가 미국인들에게 알려지며 북미를 넘어 남미로 퍼져나갔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문화적 영향력을 타고 이탈리아 본토와 유럽 전역으로 재유입된 것이다.
여기에 가스 화덕, 냉동식품, 외식 산업의 발달과 맞물리며 피자는 빠르게 사람들의 일상 속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는 음식 역사학자 루카 체사리는 신간 '피자에 담긴 세계사'에서 300년에 걸친 피자의 역사를 방대한 기록과 문헌을 바탕으로 생생하게 풀어놓는다.
저자는 특히 19세기 말까지 나폴리라는 도시 안에 머물렀던 피자가 세계로 퍼져나가 각 지역의 음식 문화와 만나며 다양한 변형을 거쳐 오늘날의 모습으로 이어진 것처럼 음식도 계속 진화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피자의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있다면, 아무리 전통적인 음식이라 할지라도 현재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형태 변화를 거쳐왔다는 사실이다. 만약 우리가 한 세기 전의 나폴리 피자를 눈앞에서 본다면 아마 오늘날 우리가 아는 피자와 같은 음식이라고 알아보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저자는 피자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음식이긴 하지만 오늘날 전 세계에 퍼져 있는 피자는 사실상 미국식 피자이고, 이탈리아 피자와 나폴리 피자 역시 그 범주에 속한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피자가 세계인의 음식으로 자리 잡은 것은 단순히 맛있기 때문만이 아니라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바라본다.
예컨대 다양한 양념이나 토핑을 얹는 방식은 본연의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각 지역의 식재료 등 새로운 환경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요인이었다.
저자는 피자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진짜 비결은 이 같은 '유연성'에 있다며 "피자는 자유 그 자체를 상징하며, 무엇이든 담아낼 수 있는 그 형태는 포용과 혼종을 상징한다"고 강조한다.
책에는 피자의 역사와 함께 그에 얽힌 가난과 이민, 도시와 산업, 전쟁과 대중문화, 세계화의 역사도 함께 담겼다.
한스미디어. 이현경 옮김. 4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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