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산업/재계

AI시대에 역주행하는 '자기 테이프'…日서 '아날로그 감성' 부활

김훈기 기자

후지필름, 데이터 보존용 공급 능력 5배 확대…증산 투자 20년만

연합 AI 플랫폼 생성 이미지. @ 연합뉴스 제공

아날로그 시대를 풍미하다가 가정용 비디오 플레이어, 카세트 라디오 퇴조와 함께 사라졌던 자기(磁氣) 테이프가 인공지능(AI) 시대에 새로운 용도로 부활하고 있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후지필름이 데이터 보존용 자기 테이프의 공급 능력을 5배 높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2028년까지 가나가와현 오다와라시 공장에 100억엔(약 850억원)을 투자해 자기 테이프를 증산할 계획이다. 최대 100테라바이트(TB·1024기가바이트)의 첨단제품을 중심으로 증산할 예정인데, 출하량은 용량을 기준으로 작년보다 5배로 높인다.

자기 테이프는 테이프의 표면에 자기적 특성을 이용해 데이터를 기록하는 방식이다. 후지필름이 이 분야에 대규모 증산 투자를 하는 것은 20년 만이다.

이 회사는 1954년 TV 방송 기계용 자기 테이프 연구를 시작했고 한때 비디오나 음성기록용 테이프 시장을 석권했지만, 자기 테이프는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 등 디지털 데이터 저장 장치에 밀려 존재감이 약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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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다시 주목받게 된 것은 생성형 AI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데이터센터가 우후죽순 건설되면서부터다.

AI 시대에 자기 테이프는 데이터센터에서 데이터 백업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네트워크와 분리해 장기보관이 가능해 사이버 공격에 따른 기밀 데이터의 수정이나 소실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금융기관이나 연구기관 역시 데이터 백업에 자기 테이프를 사용한다. SSD나 HDD에 비해 전송 속도가 느리지만 가격이 저렴한 것도 장점이다.

닛케이는 "HDD와 SDD의 보급으로 존재가 사라져가던 자기 테이프가 AI 시대에 다시 각광받고 있는 것"이라며 "AI 특수의 파급력이 자기 테이프 같은 '성숙 기술'에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성사 카세트리코더.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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