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스트리아 빈 필하모닉은 25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세계적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함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연주했다. 악단의 오랜 동반자인 투간 소키예프가 지휘봉을 잡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협주곡 4번이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주고받는 대화로 이어졌다. 조성진이 빠르고 경쾌하게 음계를 오르내리면 침묵을 지키며 귀 기울이던 오케스트라가 이를 받아 비슷한 구성의 선율을 연주했다. 조성진은 말을 건네듯 오른쪽 한 손으로 연주하는 구간에서 왼손으로 가볍게 악단 쪽으로 선율을 흘려보내는 손짓을 하기도 했다.
빈 필하모닉과 조성진은 지난 2024년에도 한국에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을 무대에 올렸다. 당시 연주한 3번이 어두운 분위기의 단조에서 맑은 분위기의 장조로 넘어가는 이질적 역동성이 특징인 작품이다. 반면 4번은 흔히 시적이고 온화하다는 평을 듣는다.
협주곡 4번은 베토벤의 다섯 개 피아노 협주곡 가운데 가장 독창적이며 작곡가의 개성이 강하게 나타났다고 알려져 있다. 일례로 오케스트라가 독주자보다 먼저 운을 떼던 당시 관습과 달리 무반주로 피아노 솔로가 등장하며 1악장을 여는 것이 독특한 점이다.
이어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기민하게 대화를 주고받는 3악장에 이르러 매끄러우면서도 강인한 연주를 쏟아낸 그는 악장을 끝맺고 지휘자 소키예프와 잡은 손을 번쩍 들어 인사했다. 앙코르곡으로는 쇼팽의 왈츠 2곡을 연주했다.
조성진은 2023년에는 베를린 필하모닉과 협연하는 등 여러 번 청중에게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들려준 바 있다. 익숙한 레퍼토리지만, 특히 이날의 연주는 오케스트라의 톤에 잘 어우러졌다. 그는 노련하게 음의 세기와 템포를 조절하는 악단과 섬세하게 호흡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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