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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공공하수처리시설 증설공사 부실 전방위 확산…혈세 줄줄

공경보 기자
기계·전기설비 고장에 이어 설계·토목·건축까지 터져나와 "총체적 부실" 290억여 원 투입, 준공 3개월 지나도 정상가동 못해 발주·설계·감독·감리까지 위탁받은 한국환경공단 “공사 전반 다시 짚겠다” 가평군은 “문제 확인되면 상응 조치”
지난 9일 종합 협잡물 처리기가 또 고장나 일부시설을 뜯어간 모습
지난 9일 종합 협잡물 처리기가 또 고장나 일부시설을 뜯어간 모습. /사진=공경보기자

준공 3개월이 지나도 정상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경기도 가평 현리 항사 공공하수처리시설 증설 시설에서 기계·전기 설비 고장에 이어 설계와 토목, 건축 분야에서도 각종 문제점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총체적 부실' 사업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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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군은 290억 원이 드는 이 사업의 발주와 감독, 감리 등 사업 전반을 한국환경공단에 위탁해 2019년 9월 실시설계, 2023년 3월 경기도 설치인가, 같은 해 8월 착공을 거쳐 올해 6월 이 시설이 준공됐지만 3개월이 지나도록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사업은 한국환경공단이 발주를 비롯해 설계·시공 감독·감리 등 사업 전반을 맡아 추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리·감독 책임, 업체 선정 과정 등 곳곳에서 논란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설계 단계부터 경제성 검토 미흡 논란

우선 증설공사의 설계 과정에서부터 시설 운영에 필요한 경제성과 유지관리 비용 등에 대한 검토가 충분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가평군 하수도사업소 관계자 등에 따르면 동력비(전기세)와 관련해 기존 5,000톤 규모 처리시설의 월 유지비가 약 2,000만 원 수준인 데 비해, 증설된 1,300톤 규모 시설의 동력비는 월 4,000여만 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 규모만 놓고 보면 기존 시설의 약 4분의 1 수준인 증설 시설의 유지비가 오히려 기존 시설을 크게 웃도는 셈이어서 설계의 경제성 및 운영 효율성을 면밀하게 검토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 기존 처리시설은 유입하수가 자연유하 방식으로 처리공정에 들어오도록 설계돼 있었지만, 증설 시설에서는 펌프를 이용해 하수를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변경됐다는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펌프류와 송풍기, 밸브류, 탈수기 등 각종 기계설비가 대규모로 설치되면서 시설 규모에 비해 설비가 과도하게 설치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외부 노출된 유입 배관 겨울철 동결 우려도

시공 과정에서 유입하수가 처리공정으로 들어가는 배관 일부가 외부에 노출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하수처리시설의 특성상 겨울철 혹한기에 배관이나 관련 설비가 동결될 경우 정상적인 처리공정 운영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는데, 실제 시설 운영 과정에서도 이와 관련한 기계 고장 등 불완전 요인이 여러차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설계 단계에서부터 동절기 운영환경과 유지관리 편의성 등을 충분히 고려했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토목공사도 곳곳에서 문제점

토목 분야에서도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처리장 내부 마당과 도로의 포장 높이가 서로 맞지 않아 우천 시 빗물이 시설 곳곳에 고이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10여 곳에서 물고임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화단석 등의 마감 및 정리 상태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수처리시설은 장기간 운영되는 공공시설이다. 관련 시설이 단순한 외관상의 문제가 아니라 배수와 차량 통행, 시설물 유지관리 등에 차질이 없도록 준공 과정에서 토목공사 품질검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건축공사 역시 균열·창호 변형 등에 하자

건축 분야에서도 문제가 발견됐다.

다목적실과 직원숙소 등의 벽면에서 균열이 발생하고 창문틀이 휘어지는 등 십여 곳에 서 미비점이 지적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시설은 재시공에 들어갔지만, 재시공 이후에도 원상복구가 지연되는 등 마무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결국 기계·전기뿐 아니라 설계와 토목, 건축 분야까지 각종 문제가 이어지면서 290억여 원이 투입된 공공사업의 품질관리와 준공검사가 적정하게 이뤄졌는지에 대한 총체적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준공 3개월 지났지만 “주요 시설 작동 불가”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준공 이후에도 시설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장 운영 관계자는 현재 주요 시설 가운데 일부가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리 항사 공공하수처리장 운영사 A소장은 “종합 협잡물 처리기가 또 고장 나 기계를 뜯어간 상태여서 전 공정이 작동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언제 정상화돼 처리가 가능할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처리장과 증설 처리장의 같은 공정이 서로 겹치는 부분이 있어 하루하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단순한 시설물 하자 차원을 넘어 증설공사가 당초 계획한 처리용량과 성능을 실제로 확보했는지 여부를 다시 검증해야 할 상황이라는 지적을 낳고 있다.

◇한국환경공단 “설계부터 공사 전반 다시 짚어보겠다”

사업 전반을 맡았던 한국환경공단 측도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한국환경공단 현장책임자 B씨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시공 감독과 감리 등 지난 공사 과정을 하나하나 되짚어보겠다”며 “시행처인 가평군 하수사업소와 긴밀히 협조해 문제가 없도록 고쳐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 해결과 정상가동까지 걸리는 기간에 대해서는 “문제가 되는 부분을 파악하고 재시공 등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기간을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준공은 마쳤지만 시설의 정상적인 성능 확보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보완공사나 재시공이 불가피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준공 후 사용개시 절차도 주목

공공하수도 시설의 준공 이후 행정절차도 향후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생활하수과 관계자에 따르면 공공하수도 시설은 준공 이후 일정 기간(3개월) 내 공공하수도 사용개시 공고를 하고, 이후 관할 지방환경관서(30일 이내)에 관련 내용을 보고하도록 하수도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준공 이후 정상적인 시설 운영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사용개시 공고와 관련 보고가 적정하게 이뤄졌는지 여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관계기관의 사실관계 확인과 행정조치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가평군 “문제 확인되면 상응하는 조치”

가평군 하수도사업소는 이번 사안에 대해 사업 전반을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가평군 하수도사업소장 C씨는 “소장으로 부임하기 이전에 진행된 사업이지만 한국환경공단에 대행료와 감리비 등을 포함해 13억여 원을 지급했는데도 공사가 이같이 됐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사업소 책임자와 담당자들의 인사이동 과정에서 문제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았거나, 문제점을 알고도 고의적으로 협의를 하지 않은 정황이 확인될 경우 관련자에 대한 조치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290억 사업’ 누가, 어떻게 관리했나

이번 사태의 핵심은 단순한 하자 발생 여부를 넘어선다.

290억여 원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공공하수처리시설 증설사업에서 설계의 경제성, 기계설비의 적정성, 배관 시공, 토목 마감, 건축 하자, 기계설비 고장 및 준공 이후 정상가동 여부까지 여러 분야에서 문제가 연이어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가평군으로부터 사업을 위탁받은 한국환경공단이 발주뿐만 아니라 설계·감독·감리 등 사업 전반에 관여한 만큼, 향후 부실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사업관리 과정에서 한국환경공단의 역할과 책임이 어디까지였는지에 대한 규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평군 역시 “문제가 확인되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정밀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290억여 원이 투입된 현리 항사 공공하수처리시설 증설사업이 왜 준공 3개월이 지나도록 정상가동되지 못하고 있는지, 설계부터 시공·감리·준공검사 과정에서 무엇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철저한 사실과 그에 따른 공법, 업체선정 등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리 항사 공공하수처리장 도로와 마당의 포장 높이가 달라 곳곳에 빗물이 고인다. /사진=공경보기자
현리 항사 공공하수처리장 도로와 마당의 포장 높이가 달라 곳곳에 빗물이 고인다. /사진=공경보기자
크랙이 발생한 직원 숙소 벽면. /사진=공경보기자
크랙이 발생한 직원 숙소 벽면. /사진=공경보기자
지난 1월 하수유입수배관이 얼어 긴급하게 주먹구구식으로 열선을 연결한 현재의 모습. /사진=공경보기자
지난 1월 하수유입수배관이 얼어 긴급하게 주먹구구식으로 열선을 연결한 현재의 모습. /사진=공경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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