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가평군에서 290억 원을 투입해 증설을 마치고 준공했지만 2개월이 지나도록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는 '현리 항사 공공하수처리시설'의 기계, 전기 설비 부문에서 잇따라 고장이 발생하는 등 설비 상태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 사업은 가평군이 전문성을 인정받은 한국환경공단에 위탁, 공단이 공사 발주를 비롯해 설계·감독·감리 등 사업 전반을 맡아 추진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을 주고있다.
7일 가평군 하수도사업소에 따르면 상면에 설치된 항사 증설공사는 기계, 전기 등 주요 공정에서 반복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면서 유입 및 반응조 공정이 정지와 재가동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협잡물 종합처리기에서 누수가 발생한 데 이어 시어핀 고장까지 발생해 관련 부품을 반출·수리한 뒤 재설치했지만 동일한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어핀은 과부하가 걸릴 때 먼저 끊어져 모터 등 주요 장비를 보호하는 안전장치이다.
반응조(reactor) 1계열 전체에서도 고장이 발생했으며 정유량 이상 등 각종 설비의 문제점도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처리수조와 교반기, 중앙제어장치, 맨홀 펌프장 8곳 등 여러 시설에서도 문제점이 발견되면서 일부 공정에 대해서는 심지어 재시공 여부까지 검토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시설이 당초 계획대로 설치와 시운전을 마치고 정상적인 성능을 확보한 시설인지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실제 현장 운영 관계자는 주요 시설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항사 공공하수처리장 운영사 A소장은 “주요 공정 등 제반 시설들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며 “지난 동절기에는 관로가 얼어 유입수가 차단되는 등 긴급조치가 여러 차례 있었고, 매홀 펌프도 고장시에 탈거를 할 수 없는 부실시공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적사항도 90여 곳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다만 A소장은 구체적인 문제점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답변을 피했다.
문제는 준공 시점이 2개월이 지났음에도 정상적인 운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환경공단 주감독관 B씨는 “기술적인 문제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확인해 보겠다”며 “지난 2일 가평군 하수사업소와 공단 설계·사업·감독부가 대책회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문제가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검토해 시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가평군은 더욱 강경한 입장이다.
가평군 하수도사업소장 C씨는 “한국환경공단과 가진 대책회의에서 60일의 시간을 주었다”며 “지체산금 등 법적인 조치를 취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설들이 이렇게까지 문제가 많은지 몰랐다”며 “이번 일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 290억 사업, 감독·감리는 제대로 이뤄졌나
이번 사태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약 290억 원에 달하는 사업비가 투입된 대형 공공사업을 가평군이 직접 발주하지 않고 한국환경공단에 전반적으로 위탁했다는 점이다.
가평군은 사업비 전액을 환경공단에 위탁하고 발주·설계·감독·감리 등 사업 전반을 맡긴 만큼, 준공을 전후해 각종 설비에서 반복적으로 문제가 발생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당시 사업 관리와 품질관리 과정이 적정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시운전까지 마친 시설에서 누수와 기계 고장, 반응조 및 정유량 이상, 중앙제어장치와 펌프장 문제 등이 잇따라 확인됐다면 설계 단계부터 시공·감독·감리·시운전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한 면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가평군이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되는 사업을 직접 발주하지 않고 환경공단에 위탁한 이유가 무엇인지도 설명이 요구된다.
사업 전문성과 행정 효율성 등을 이유로 위탁했다면, 그에 걸맞은 철저한 감독과 품질관리가 이뤄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환경공단에 사업 전반을 위탁했음에도 준공 시점 이후까지 각종 설비의 고장과 미비점이 반복되고 있다면, 위탁사업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피하기 어렵다.
가평군과 한국환경공단은 앞으로 60일 동안 각종 문제점에 대한 원인 규명과 보완 작업을 진행한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조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당초 설계에 문제가 있었는지 △시공 과정에서 부실이 있었는지 △감독·감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시운전 과정에서 문제를 확인하고도 준공 처리한 것은 아닌지 △290억여 원의 사업비 집행 과정은 적정했는지 △가평군이 사업을 환경공단에 위탁한 구체적인 이유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공하수처리시설은 주민 생활과 직결되는 환경기초시설인 만큼 단순히 시설을 보수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사업이 왜 준공 이후까지 정상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사업 전 과정에 대한 철저한 원인 규명과 책임 소재 확인이 뒤따라야 한다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가평군은 문제 시설에 대한 점검과 보완 결과를 토대로 향후 법적 조치 등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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