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자수첩

[기자수첩] GTX-B 갈매역 정차 논란…약속과 절차 사이, 정치의 책임은 어디까지인가

이건구 기자
이건구 국장
이건구 국장

GTX-B 노선이 통과하는 구리시 갈매동은 그동안 GTX-B 건설과 관련해 소음·진동·분진 등 각종 환경적 영향을 감내해 온 지역이다. 여기에 더해 유지관리 시설 설치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부담이 적지 않다는 목소리도 이어져 왔다. 이런 상황에서 GTX-B가 갈매역에 정차하지 않은 채 통과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지역 사회의 불안과 불만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환경적 부담은 떠안으면서도 교통 편익에서는 배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른바 ‘이중의 불이익’을 우려하고 있다. 구리시 설명 등에 따르면 GTX-B 사업과 관련해 약 4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되는 광역교통 분담금을 부담해야 하는 구조 역시 이러한 인식을 강화하는 요인이다. 단순히 행정 절차상의 문제로만 설명하기에는 주민들이 체감하는 박탈감이 작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GTX-B 갈매역 정차 여부를 둘러싼 논의는 최근 교통 정책의 영역을 넘어 정치적 책임의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갈매동 주민들과 일부 주민단체가 지역구 5선 국회의원이자 현 행정안전부 장관인 윤호중을 향해 과거 선거 과정에서의 발언을 언급하며 책임 있는 입장을 요구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주민들이 거론하는 핵심은 윤 장관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과정에서 갈매역 정차와 관련해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점이다. 당시 공개 석상에서의 발언은 주민들 사이에서 갈매역 정차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키운 계기로 인식됐고, 그 기억이 현재의 논란 속에서 다시 소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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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근 갈매신도시연합회에 전달된 윤 장관 측의 회신을 두고, 주민들 사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반응도 나온다. 정차 여부가 지자체와 민간사업자, 국토교통부 간 협의 구조 속에 놓여 있다는 설명은 사실일 수 있다. 그러나 주민들 입장에서는 적극적인 해법 제시보다는 제도적·현실적 한계를 설명하는 데 무게가 실렸다는 인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은 윤 장관이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대표 발의한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안’에도 주목해 왔다. 역 간 거리 기준 등 제도적 한계를 완화할 수 있는 법 개정이 갈매역 정차 논의의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법안 처리 일정과 향후 추진 방향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으면서,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은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결국 일부 주민들은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1인 시위에 나서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치인은 결과로 평가받는다는 말이 있지만, 동시에 제도와 절차의 한계 속에서 역할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현실도 존재한다. 그 간극을 어떻게 설명하고 설득하느냐가 정치의 과제일 것이다. 이번 GTX-B 갈매역 정차 논란은 단순히 역 하나의 유무를 둘러싼 문제가 아니다. 공약과 정책, 약속과 절차 사이에서 정치가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지를 묻는 사례에 가깝다.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새로운 특혜라기보다, 공개적인 약속 이후의 과정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납득 가능한 방향제시다.

갈매역 무정차 여부가 어떤 결론에 이르든, 그 과정에서 정치와 행정이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는 오래 기억될 수밖에 없다. 약속의 무게와 제도의 현실 사이에서, 정치가 어떤 언어와 선택을 내놓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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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한톨 2026.01.21 13:38

우리동네 이야기인데..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지역 현안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써 주셨네요.. 어찌 될지 참 걱정이 크고 때론 너무 화가 나서 가슴이 두근두근 거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