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문=김성운 기자] 오는 21일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소비지원금 지급이 시작된다. 정부는 이번 지원금이 경기 부양과 내수 활성화를 위한 직접 지원책이라며, 사회적 취약계층과 소멸위험 지역에 대한 맞춤형 설계를 강조했다. 지자체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시스템 정비와 가맹점 확대, 민원 대응까지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시민들은 실질적 체감 효과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대 55만원까지…“차등 지급해요”
이번 소비지원금은 1차로 전 국민에게 15만원이 지급되고, 소득 하위 90%에게는 2차로 10만원이 추가된다. 기초생활수급자는 1차부터 40만원, 차상위계층은 30만원이 지급되며, 농어촌 등 소멸위험 지역 거주자는 최대 5만원이 추가돼 총 55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경기도는 연매출 30억원 이하 매장과 대형마트 내 개별점포까지 사용처를 확대해 소상공인 매출 증대에도 실질적인 기여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지원금은 신용·체크카드 포인트, 경기지역화폐, 선불카드, 모바일 상품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급된다.
신청은 초기 혼잡을 막기 위해 오는 21일부터 25일까지 출생연도 끝자리를 기준으로 한 5부제를 시행한다. ▲21일은 끝자리 1·6년생 ▲22일 2·7년생 ▲23일 3·8년생 ▲24일 4·9년생 ▲25일은 5·0년생이 신청 대상이다. 오는 19일부터는 ‘국민비서’를 통해 개인별 예상 지급액과 사용처를 사전 안내받을 수 있다. 사용 기한은 11월30일까지이며, 미사용 금액은 소멸된다.
#인천·경기, TF 가동…전국 지자체도 ‘총력 모드’
소비지원금 지급을 앞두고 각 지자체도 속속 대응 체계에 돌입했다. 경기도는 31개 시·군에 ‘사용처 안내 표준안’을 배포하고, 지역화폐 앱 시스템 정비에 나섰다. 전통시장, 동네마트 등에는 가맹점 안내판 부착도 독려하고 있다.
수원, 고양, 성남, 용인 등 대도시는 상담 인력을 확충하고, 지역화폐 관련 민원에 실시간 대응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인천시는 10개 군·구별로 콜센터와 행정복지센터 대응팀을 운영할 예정이며, 고령층과 섬 지역 주민을 위한 오프라인 창구도 늘리고 있다.
인천·경기 각 시·군 자치단체장들도 소비지원금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자신의 SNS를 통해 지역 소상공인 매장에서 적극적인 사용을 당부하거나, 사용처를 공유하는 게시글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일부 자치단체장은 “지역경제를 살리는 소비가 진짜 선순환”이라며 시민들에게 소비쿠폰 활용을 촉구하고 있다.
#상인들도 소비쿠폰 사용처 ‘적극 홍보’
소비지원금 지급을 앞두고 소상공인들도 분주하다. 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매장임을 알리기 위해 자체적으로 홍보에 나선 것이다. 일부 음식점, 미용실, 편의점 등은 매장 앞에 ‘소비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판이나 스티커를 부착하고, 단골 고객에게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는 등 고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SNS나 지역 커뮤니티를 통한 할인 행사, 포인트 적립 이벤트도 잇따르고 있다. 경기도의 한 전통시장 상인은 “요즘엔 '여기서도 소비지원금 됩니다'라는 말이 손님을 붙잡는 홍보 문구가 됐다”며 “예전 지역화폐와는 다르게 손님들이 실제로 사용 계획을 묻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국 소상공인 단체들도 지역 단위로 공동 캠페인을 벌이거나, 포스터·배너 등을 배포해 홍보에 힘을 싣고 있다. 이처럼 소비지원금이 공급자 입장에서도 하나의 '마케팅 기회'가 되면서, 지역 경제의 실제 반등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시민들은 어디에 쓸까? 외식·생필품…“기분 전환”부터 “의료비 쓸 수 있게”까지
중앙신문이 직접 인터뷰한 시민들 대부분은 외식이나 생필품 구입에 소비지원금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약 300억원 이사의 소비지원금이 풀릴 것으로 예상되는 여주시에 거주하는 50대 여성 직장인 이모씨는 “가족과 함께 한우 외식을 하고, 남은 돈은 식탁 반찬으로 쓰겠다”며 “요즘 외식비가 너무 올라 외식 한 번 하기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주 거주 직장인은 “미용실 이용, 생필품 구매에도 사용할 예정”이라며 “그동안 미뤄왔던 지출을 이번 기회에 하려고 한다”고 했다. 포천시의 정모씨는 “가족과 외식을 하고, 마트에서 채소나 간식 등을 사려 한다”고 전했다. 그는 “채소 하나 사는 것도 망설여질 정도로 물가가 올라가고 있다”고 체감했다.
동두천시 60대 주부 이모씨도 비슷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동안 못했던 외식을 하고, 장보기도 하려고 한다”며 “이번 기회에 꼭 필요한 생활용품을 구매해서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고 싶다”고 말했다.
#“지원금 효과 글쎄…” “경제 살아날까”vs“지역 소비 늘긴 할 것”
일부 시민은 지원금의 경제적 효과에 회의적이다. 평택시에 거주하는 60대 직장인 최모씨는 “사용처는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여름휴가에 쓸 것”이라며 “돈을 뿌린다고 경제가 살아날 거라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적어도 약 3100억원 이상의 소비지원금이 풀릴 것으로 예상되는 수원에 사는 50대 직장인 이모씨는 “지원금 자체는 받지만, 물가가 더 오를까 걱정된다”며 “정작 기쁘지 않다”고 토로했다.
반면, 인천시 부평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40대 김모씨는 “동네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소비지원금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쿠팡 등 온라인 소비에 밀려 위축된 지역 상권이 조금이나마 살아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시민들의 제언도 다양 “소득별 차등·기부 시스템 도입 필요”
인터뷰에 응한 시민 다수는 지원금 정책의 방향성에 대해 나름의 제언을 내놨다.
여주시 하동에 거주하는 50대 여성 이모씨는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여력이 되는 사람은 기부할 수 있는 시스템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약 220억원의 소비지원금이 풀릴 것으로 예상되는 동두천의 60대 주부 이씨는 “실질적 도움이 되려면 의료비나 약값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으면 한다”며 “정부가 예산을 쓸 때는 포퓰리즘보다 타겟을 정확히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천의 50대 직장인 정씨는 “예산을 소비 쿠폰에 쓰기보다는 낙후된 지역의 도로와 같은 SOC에 투자하면 물류 이동과 소상공인에게 더 도움이 될 것”이라며, 포천~구리 고속도로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소비지원금, 성공하려면…
정부는 소비지원금이 내수 회복과 사회적 연대의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의 목소리는 다양했고, 그만큼 소비 패턴과 필요도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각자의 사정에 따라 지원금의 ‘체감 온도’는 달랐다. 기분 전환용 외식부터 생필품·냉방비 보완, 교육비, 의료비까지 용처도 제각각이다. 그만큼 정책의 정밀성과 행정의 실행력이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소비가 일어나야 경제도 움직인다. 이제 그 소비의 발화점을 어떻게 지역에 연결시키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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