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자수첩

[기자수첩] 기름 떨어진 경제, 소비쿠폰은 점화장치가 될까

강상준 기자
강상준 기자
강상준 국장

지난 4일 밤, 국회는 올해 두 번째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총 31조8000억원 규모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항목은 단연 ‘민생회복 소비쿠폰’이다. 이른바 지갑을 열게 하는 쿠폰, 그 취지는 분명하다. 경기침체 속에서 한 푼이 아쉬운 민생에 당장 쓸 수 있는 소비 재원을 투입해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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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오는 21일부터 상황에 따라 개인당 적게는 15만원에서 많게는 55만원의 소비지원금을 받게 된다. 이를 두고 한쪽에선 받지 말자는 반대 운동도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 질문은 단순하다. “이걸로 정말 나아질까?”, “이번에도 또 그냥 돈만 풀고 끝나는 거 아냐?” 지금의 한국 경제에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말하자면 기름이 떨어지기 직전의 자동차다. 멈추기 직전이다. 하지만 멈출 수 없다. 우리는 반드시 ‘경제 회복’이라는 목적지까지 가야만 한다. 소비쿠폰은 바로 이 차에 넣는 응급 연료다. 잠깐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추진력인 셈이다.

그래서 이번 소비쿠폰이 ‘불씨’가 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소비가 살아나고 기업 매출과 고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시작된다면 이 작은 불씨가 커다란 회복의 불꽃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국민은 또다시 허탈함을 삼킬 것이다. 한바탕 불꽃놀이처럼 잠깐 타오르고 꺼져버린 일회성 정책이었다며 고개를 돌릴 것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온다. 실감하지 못하는 예산 효과만큼 공허한 것도 없기 때문이다.

이제 중요한 건 말이 아니라 결과다. 정책이 국민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가 핵심이다. “열심히 했다”는 설명보다 “정말 좋아졌다”는 체감이 있어야 한다. 책임은 분명하다. 이번 추경은 야당이 표결에 불참하면서 통과됐다. 그만큼 집행과 성과에 대한 책임은 정부와 여당에 온전히 놓여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명 정부는 이제 이 불씨를 꺼뜨리지 말아야 한다. 국민은 지금도 조용히 그러나 날카롭게 지켜보고 있다.

목적지는 분명하다. 좋은 경제 시점에 도달하는 것. 기름 떨어졌다고 멈출 수는 없다. 연료를 넣었으면, 이제 묻는다. “그 연료로 어디까지 갈 수 있습니까?”, “누가 운전하고, 어떻게 도착할 겁니까?” 그리고 그 대답은 결국 말이 아니라 국민이 느끼는 현실과 삶으로 증명돼야 한다.

사람이 등산 중 산속에서 길을 잃어 헤매고, 배고프고 궁지에 몰려면 열매를 따 먹고 무엇이라고 먹을 것이다. 극한의 상활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이런 극한의 상항이 되지 않기 위해 집에 있는 친구가 맛있는 과일과 도시락을 배달해 준다면 이 또한 얼마나 좋은 일이겠는가. 그 신세는 산에 내려와서 갚으면 된다. 소비쿠폰은 결국 이런 것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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