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자수첩

[기자수첩] 청와대를 향하는 경기도

두 전직 도지사 대선 맞대결...정치 중심 부상한 경기도
순정우 부국장
순정우 부국장

경기도가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여야 후보가 모두 '경기도지사 출신'이라는 초유의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李在明) 후보와 기호 2번 국민의힘 김문수(金文洙) 후보 두 사람은 각각 제35대와 제32~33대 경기도정을 이끌며, 경기도라는 거대한 지방정부의 책임자로서 실력을 검증받았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경기도는 인구 약 1370만 명, 유권자 수로 전국의 4분의 1에 이르는 정치적 거대권역이다. 농촌과 도시, 대기업과 중소상공인이 혼재된 이 지역은 한국 사회의 모든 갈등과 희망이 응축된 공간이다. 정책적 실험과 사회 변화를 가장 먼저 겪는 현장이기도 하다. 그런 경기도의 도정 경험은 곧바로 '국정 운영 능력'의 증표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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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후보는 보수 진영에서 이례적인 노선의 정치인이다.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두 번에 걸쳐 도지사를 역임했다. 재임 당시 ‘기업하기 좋은 경기도’를 기조로 대규모 기업 유치와 산업단지 조성, GTX-B노선 예비타당성 통과 등 인프라 확충에 주력했다. 청년 일자리 창출, 외자 유치 확대, 수도권 광역교통망 구축 등 보수적 경제 성장 모델을 실행에 옮겼고, 이러한 성과는 여전히 보수 진영의 대표적 행정 사례로 회자된다. 김 후보의 경기도는 '변화의 실험실'이었다.

이재명 후보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부터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로 전국적 주목을 받았고, 경기도지사로서는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대출' 등 ‘기본 시리즈’ 정책을 중심으로 복지와 공정성을 강조한 행정 성과를 쌓았다. 또 전국 최초의 재난기본소득 도입, 계곡 불법 영업 정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 출범 등 실용 행정을 통해 도민의 실생활과 직결된 정책을 추진했다. 갈등을 마다하지 않는 정치인으로, 행정력과 대중 동원력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대선은 두 인물의 과거 도정이 국정 운영 자격으로 직결되는 무대다. 이처럼 전직 경기도지사 두 명이 여야 후보로 맞붙는 지금, 자연스럽게 현직 도지사인 김동연(金東兗) 지사도 조용히 주목받고 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출신으로, 현재 민선9기 경기도정을 이끌고 있다. 직접적인 대선 주자는 아니지만, 차기 정치 지형 속에서 잠재적 역할이 거론되는 인물이다. 현직 도지사라는 위치 자체가 정치적 상징성을 띠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경기도를 잡는 자가 대권을 잡는다”는 말이 더는 과장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번 대선을 계기로 경기도의 정치적 위상은 한 단계 더 격상될 것이며, 앞으로도 도지사 출신의 중앙정치 진출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경기도는 더 이상 서울의 배후 도시가 아니다. 독립된 정치·경제의 중심축으로 부상했다. '청와대를 향하는 경기도'는 하나의 수사가 아니라, 시대 흐름 그 자체다. 그리고 이 흐름은 멈추지 않고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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