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4단계로 오후 6시 이후 2명까지로만 인원제한이 걸리자, 도리어 ‘낮술’을 먹는 인파가 늘어나고 있다. 낮술이 하나의 음주문화로 자리잡는 분위기가 사회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부천시에 사는 이상훈(가명·40)씨는 지난 주말 부천시청역 일대 번화가에서 지인들과 낮 12시부터 낮술을 먹었다. 이씨에 따르면 이날 모처럼 4명이 한테이블에 모여 술자리하게 돼 여느 때보다 더욱 과음했다고 한다. 주변에는 이씨 일행처럼 삼삼오오 모인 술자리가 즐비했다.
삼겹살집에서 1차로 소맥(소주와 맥주 폭탄주)을 마신 이씨 일행은 2차로 해산물집으로 갔는데 역시 낮술을 먹는 손님들로 만원이었다고 한다. 이들은 해장술을 위해 3차로 콩나물국밥집에 갔는데 오후 6시가 가깝도록 낮술 먹는 인파로 북적였다고 한다.
이씨는 “자영업자들이 어렵다고 하는 것은 정부의 지침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평상시처럼 영업하기 때문이다”면서 “대다수 음식점들은 낮술을 찾는 손님들의 수요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시에 사는 유진우(가명·45)씨는 영업직인 업무특성상 술자리가 잦다. 아무래도 술자리를 거쳐야 서로 긴장이 풀어지고 격의 없는 대화가 오가다 보니까 업무상 술이 없으면 일의 진척이 더디다고 한다. 4단계 이후 술자리가 줄어들 줄 알았지만 ‘낮술’이라는 방법이 있었다.
그는 오후 2시나 3시에 낮술 일정을 잡는다고 한다. 그래서 유씨는 오는 13일에도 일행들 두서너 명과 함께 미리 단골 음식점에 ‘오후 2시 예약요’라면서 신신당부해뒀다.
유씨는 “정부가 오후 6시부터 새벽 6시까지 2명 이상 모이지 말라고 한다면, 새벽 6시1분부터 오후 5시59분까지는 어떻게든 방법을 모색하면 된다”면서 “실상이 이러하니 그야말로 유명무실한 방역지침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수원지역의 50대 자영업자 김모씨는 “거리 분위기가 대낮부터 흥청망청이다. 오랜 세월 술과 함께 지내온 민족인데 어느 날 갑자기 끊으라고 하면 쉽게 끊어지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면서 “자영업자들도 자구책으로 낮에 오는 손님들 유치를 위해 1+1 술값 할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낮술로 인한 폐해도 우려된다. 낮 시간 음주단속이 뜸하기 때문에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확률이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한 업무 중 근무태만이나, 취중 실수 등으로 인해 사회적 낭비와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단속을 밤낮 가리지 않고 상시적으로 곳곳에서 진행해야 경각심 고취와 함께 취중 운전대 잡는 실수를 방치할 수 있다”면서 “술을 먹더라도 음주운전을 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다 수치인 2223명을 기록했다. 정부의 4단계 거리두기 시행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밤 시간대 모임이 줄고, 낮 시간대 모임이 느는 풍선효과 등 통제를 갑갑해하는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방역대책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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