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의 ‘무죄’ 판결로 정치적 위기에서 벗어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 ‘8.29 전당대회’의 새로운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유력한 대선주자로 떠오른 이낙연 의원과 당내 영남 맹주인 김부겸 전 의원이 당 대표직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지사의 지지자들이 당권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6일 이재명 지사에 대한 무죄 판결이 확정되자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은 자신들의 페이스북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이 의원은 "‘코로나19’ 국난극복과 한국판 뉴딜 등의 성공을 위해 이지사님과 함께 손잡고 일해 가겠다"고 밝혔고, 김 전 의원은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속사정은 더 복잡하다. 대세론을 등에 업고 당내 세력을 모으고 있는 이 의원은 대선 경선까지 지금과 같은 ‘원톱 구도’를 유지하는 게 좋다.
반면 김 전 의원은 친문과 앙숙이지만 당내 대권 지지율 2위인 이 지사의 지지자들을 끌어들여 격차를 줄이겠다는 구상을 할 수밖에 없다.
대권을 노리는 이 지사와 당권을 노리는 김 전 의원이 이 의원에 맞서 일종의 전략적 제휴를 맺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당 안팎에선 김 전 의원이 아슬아슬하게 이 의원에게 지면 이긴 거나 마찬가지란 평이 나오기도 한다.
또 이 의원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에 대해 '피해고소인'이라고 한 것을 두고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적지 않는 만큼 김 전 의원 진영은 이 지사의 지지자들을 포섭해 내용적으로 '졌지만 잘 싸웠다'는 평가받으려는 속내다.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이 지사가 이 의원을 바짝 쫓고 있는 것도 이 의원의 당권 대세론을 흔드는 요인이다.
당내 각종 세력들이 이 의원 진영으로 속속 결집하고 있는 것은 이 의원이 차기 대권주자로서 여타 후보들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같은 이점이 사라진다면 자연스레 대세론이 꺾일 수밖에 없다.
이 의원에 호의적이던 당내 분위기에 미묘한 변화가 일고 있긴 하지만 대세론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친문 당원들은 이재명 지사 측이 움직이는 걸 알면 오히려 이 의원한테 결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내 친문 세력은 속칭 '친문 성골'이 아닌, 이 의원에 아직까진 유보적 지지만 보내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친문의 상징적인 존재인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재판 과정이 진행 중인 만큼 그의 정치적 회생 가능성이 남아있는 것도 친문 세력이 이 의원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지 않고 있는 데 한 몫 한다.
그러나 친문 세력이 이 지사의 정치적 부활에 위기감을 느끼면서 이 의원을 중심으로 뭉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미 친문을 표방한 의원 상당수가 이 지사의 선거를 돕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의원 측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이 의원 측 한 의원은 "당권 관련 신경전이 있거나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건 아니라고 본다"며 "선거를 앞두고 지지자들 사이 이동도 크지 않다. 김 전 의원 측이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새로운 흐름이 만들어지기엔 역부족"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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