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3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이 33%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건은 쌓인 매물이 지속적인 집값 안정으로 이어질지다.
5년 전에도 세제 강화를 앞두고 늘었던 매물이 감소한 뒤 집값 상승폭이 커졌던 만큼 내년 봄 매물 회수 여부 등 시장 흐름을 좀 더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의 서울 25개 자치구별 아파트 매매 매물량을 분석한 결과 전날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528건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지난 8월3일의 6만409건보다 2만119건(33.3%) 증가했다.
이 기간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 매물이 늘었다. 증가분 가운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매물이 차지한 비중은 38.0%, 나머지 22개 구는 62.0%였다.
반면 거래량은 줄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신고일 기준 3915건으로, 작년 같은 달(6796건)보다 42.4% 감소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서울 아파트 매물이 급속도로 늘고 거래량은 줄어들고 있다며 주요 지역의 실제 거래가격도 상당폭 하락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 가격 흐름은 지역별로 엇갈리는 흐름이다.
한국부동산원의 11월 첫째 주(2일 기준) 조사에서 강남구(-0.39%), 서초구(-0.37%), 송파구(-0.17%)의 아파트값은 하락했지만 서울 전체는 0.07% 상승했다. 강남3구를 제외한 나머지 22개 자치구는 모두 상승세를 유지했다.

비슷한 상황은 5년전에도 있었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7월10일 다주택자의 종부세 최고세율을 3.2%에서 6.0%로 올리고 양도소득세 중과세율도 높이는 '7·10 대책'을 발표했다.
종부세율 인상은 2021년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 위해 양도세 중과 강화는 그해 6월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실제로 2021년 봄에는 과세 전 처분을 위한 것으로 해석되는 매물이 늘었다.
아실 집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2021년 3월1일 4만653건에서 5월1일 4만8152건으로 두 달간 18.4% 증가했다.
그러나 종부세 과세기준일과 양도세 중과 강화 시행을 한 달 앞둔 5월 들어 매물이 감소로 돌아섰다. 같은 달 9일 서울 아파트 매물은 4만7410건으로 5월 1일보다 1.5% 줄었다. 이후 8월 25일 3만9084건으로, 5월 초보다 18.8% 감소했다.
당시 과세기준일 이전에 잔금을 치르기 어려워지자 일부 집주인이 매도를 포기하고 보유로 돌아선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매물 증가와 함께 둔화했던 집값 상승률도 다시 확대됐다.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2021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2월 0.67%에서 3월 0.49%, 4월 0.43%로 낮아졌다.
하지만 5월에는 0.48%로 상승폭이 커졌고, 6월에는 0.98%까지 확대됐다. 매물이 늘던 시기에도 가격은 하락하지 않고 상승폭만 둔화했으며, 매물이 줄어든 뒤 상승폭이 다시 커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올해 늘어난 매물도 내년 봄을 전후해 변곡점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세 부담을 줄이려는 매도 움직임이 내년 6월1일 종부세 과세기준일을 앞두고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세제개편안이 확정되면 세 부담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내년 1∼3월까지 일부 매도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금 납부에 부담을 느끼는 일부 고가주택 보유자가 과세기준일 전 처분을 위해 계약부터 잔금까지 걸리는 기간을 고려해 연초 매도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과세 전 처분을 포기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회수하면 저가 매물이 줄면서 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박 교수는 "4월에는 오히려 물건이 회수되거나 가격이 올라갈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종부세가 강화된 2021년과 비슷한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강남권 가격 하락뿐 아니라 중저가 주택과 세입자의 주거 상황까지 살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지속적인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공급 확대와 함께 매수자의 불안을 낮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공공택지별 보상·착공·분양 등 사업 진행 상황을 주기적으로 홍보해 공급에 대한 신뢰를 높여야 한다"며 "앞으로 공급될 주택의 위치와 일정을 알면 서둘러 집을 사려는 수요가 청약을 기다리는 수요로 전환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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