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인천

불법조업 중국어선 몰수했지만 법원이 "선주에 돌려줘야" 판결

남용우 기자

유사 소송 잇따르면서 몰수 제도 실효성 약화 우려

불법 조업하다 나포된 중국 어선. ⓒ 해양경찰청 제공

대한민국 영해에서 불법 조업하다 붙잡힌 중국 어선 선장들이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함께 몰수된 어선은 선주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29일 법조계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천지법 민사6-2부(장유진 부장판사)는 중국 어업회사 A사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낸 선박 등 인도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A사가 선박 관리비 1억3천여만원을 지급하면 정부는 몰수 어선 2척과 부속 물품을 돌려줘야 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2022년 10월 한국 영해에서 177t 규모의 중국 어선 2척이 불법 조업을 하다가 해경에 나포됐다.

당시 체포된 선장 2명은 각각 징역 1년 2개월과 1년을 선고받았고, 두 선박의 몰수 판결도 함께 확정됐다.

선주인 A사는 이듬해 6월 정부가 몰수한 선박을 되돌려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A사의 소유권을 인정해 관리비 지급을 조건으로 반환을 명령했으나, 2심은 A사 역시 선장들의 불법 조업을 도운 공범으로 몰수 판결의 효력이 미친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광명시청_메인중앙하단_260824
안성시청_바우덕이축제_메인 하단_260908

하지만 대법원은 정부가 선박을 계속 보유할 법적 근거와 함께 몰수 적용 대상과 범위에 대해 다시 심리하라며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결국 "몰수 판결의 효력은 유죄의 형사판결을 받은 피고인에게만 미치고 A사에는 미치지 않는다"며 선박 반환을 명령했다.

이어 "공소사실 증명에 있어 이 사건의 선박 등이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고, 계속 보관할 권리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중국의 다른 선주들도 불법 조업으로 몰수된 선박을 돌려달라며 소송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선장이 형사 처벌을 받더라도 실소유주인 선주가 선박을 되찾는 일이 반복될 경우 불법 조업을 억제하기 위한 몰수 제도의 실효성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는 이번 판결에 불복해 이날 인천지법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정부를 대리하는 성우린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는 "영해법상 몰수 규정은 소유자나 공범 여부와 관계없이 선박을 몰수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며 "국민 주권을 보호하는 목적에 맞게 법리 해석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원특례시의회_08 (265x118)
260623_인천도시공사

저작권자 © 중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 기사

0개의 댓글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