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롭고 소박한 멋을 지닌 '민체'를 보급한 효봉 여태명 서예가가 16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70세.
1956년 전북 진안군 백운면에서 태어난 고인은 전주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전주대 미술교육과(한국화)와 같은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 30여년간 재직하며 창작과 후학 양성에 힘썼다.
서예뿐 아니라 문인화와 전각, 문자 조형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글씨와 그림의 경계를 허무는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특히 고인은 조선시대 민간에서 편지와 소설, 가사 등을 기록하며 자연스럽게 형성된 글씨인 한글 서체 '민체(民體)'를 세상에 알렸다.
궁중의 정제된 궁체와 달리 자유분방하고 소박하며, 민중의 생활과 감정을 생생하게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생전 '막걸리 같은' 인상이었던 그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글씨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민체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된 계기를 밝힌 바 있다.
고인 글씨의 대표 작품은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남북 정상이 군사분계선에 심은 소나무의 표지석에 새겨진 '평화와 번영을 심다'이다.
고인은 이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 글씨를 두고 '60년 글씨 인생에서 가장 비밀스러웠고 가장 영광스러운 글씨'로 꼽은 바 있다.

고인은 실천하는 예술가이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는 광화문에서 구명조끼에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를 썼고, 박근혜 전 대통령·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때도 붓을 휘두르며 광장의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한국민족서예인협회장 등을 지냈으며 전라미술상과 동아미술상, 한국미술상, 자랑스렁대한민국시민대상을 받았다.
유족은 부인 서경주씨와 2남(여강모·여혁모), 며느리 이유나, 형제 여태헌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장례식장 31호실, 발인 18일 오전 5시, 장지 진안 백운 선영. 02-2258-5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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