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8차례 신고’에도 남편에 살해 당한 아내

남상훈 기자

스토킹 금지에도 60대 아내 살해한 70대

검거 직전 차 안에서 제초제 마셔

피해자 집 벽에 “경찰이 살인 부추겼다”

전북 전주덕진경찰서 @ 연합뉴스

전북 전주에서 법원의 스토킹 금지 조치에도 별거 중인 아내를 찾아가 살해한 70대 남성이 15일 경찰에 붙잡혔다.

숨진 아내는 가정폭력과 스토킹 등으로 남편을 경찰에 8차례 신고했고, 경찰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안전 확인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경찰은 범행 추정 시간대에 피해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경찰청은 지난 13일 전주시 덕진구 한 아파트에서 아내 B씨(60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A씨(71)에 대해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해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4일 오후 5시 “주택 입구에 혈흔이 있다”는 B씨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B씨는 집 안 현관문 부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범행 후 비상계단을 이용해 아파트를 빠져나와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차량 동선을 추적하고 충남경찰청과 공조해 14일 오후 8시 44분쯤 충남 서천군 장항읍에서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검거 직전 차량 안에서 미리 준비한 제초제를 마신 상태였다. 이후 익산 원광대병원으로 옮겨져 응급 처치를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경찰 조사 결과 재혼 부부인 A씨와 B씨는 지난 4월 말~5월 무렵부터 별거해 왔으며, B씨는 이혼 소송을 준비하면서 재산 분할 문제 등을 놓고 A씨와 갈등을 겪었다.

광명시청_메인중앙하단_260824
안성시청_바우덕이축제_메인 하단_260908

경찰에 접수된 신고는 모두 8차례다. 4월 절도 신고를 시작으로 5월과 7월 가정폭력 신고, 위험 방지 신고와 귀가 동행 요청, 스토킹 관련 상담 신고 등이 이어졌다. 9월에는 A씨가 문자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내자 스토킹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전주 덕진경찰서 소속 담당 수사관이 일주일에 한 번씩 피해자의 안전을 확인했으며, 지난달 29일과 10월 6일에도 확인이 이뤄졌다고 했다. 그러나 범행 추정일인 13일 오후 5시 43분쯤 건 전화는 B씨가 받지 않았다.

A씨는 범행 직후 B씨의 집 벽에 ‘부부싸움 일주일이면 화해한다. 경찰들이 살인 부추겼다’ ‘내가 때렸는가?’ 등의 글을 남긴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보낸 수십 건의 문자메시지에도 피해자에 대한 원망과 재산 분할 관련 내용, 욕설 등이 담겼다.

추적에 나선 경찰은 충남 서천에서 차 안에 있던 A씨를 긴급 체포했다.

A씨는 경찰에 붙잡히기 전 이미 음독을 한 상태였으며, 의식이 있고 생명에 지장이 없어 현재 전북의 한 종합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범행이 지난 13일 오후 5시 30분∼7시께 이뤄진 것으로 추정한다"며 "계획범죄 여부 등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수원특례시의회_08 (265x118)
260623_인천도시공사

저작권자 © 중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 기사

0개의 댓글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