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아파트 카르텔’과 FOMO 마케팅… 방송은 누구를 위해 붐을 짓는가

오기춘 기자
오기춘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8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지표가 미디어를 가득 채우고 있다. 집 한 채로 수억 원을 벌었다는 부동산 예능 프로그램부터 특정 지역의 청약 열기를 중계하는 뉴스까지, 오늘날의 방송은 정보 전달을 넘어 하나의 시장 과열 현상을 다루는 데 몰두하는 모양새다.

이 과정에서 청년층과 무주택자들이 직면하는 것은 단순한 상대적 박탈감이나 허탈감에 그치지 않는다. ‘지금 사지 않으면 나만 영원히 낙오된다’는 집단적 불안감, 즉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라는 정신적 피로감이다. 포모 증후군 자체가 정신건강의학과상의 공식 질병코드로 분류되는 질환은 아니지만, 임상 현장에서는 과도한 사회적 뒤처짐의 공포가 범불안장애(GAD)나 사회불안장애의 증상 양상으로 발현된다고 지적한다. 언론과 방송이 자극적인 보도로 사회 구성원 전체에게 불안장애에 준하는 심리적 괴리와 초조함을 유발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방송은 아랑곳하지 않고 매일같이 포모성 정보를 쏟아내고 있다. 당초 미디어가 조명해야 할 주거의 본질적 가치, 즉 ‘집은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안전한 공간이자 안식처여야 한다’는 사회적 철학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 빈자리를 채운 것은시청률과 조회수를 노린 투기 심리의 자극이다. 주거 불안을 다독이고 경제에 미치는 올바른 시장 정보를 제공해야 할 방송이 오히려 아파트 투기 심리를 부추기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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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이러한 보도가 단지 개별 방송사의 자극적인 시청률 경쟁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거대 자본과 부동산 컨설팅업계, 그리고 이를 콘텐츠화해 소비시키는 방송 미디어가 이른바 ‘결합된 카르텔’ 형태를 띠고 작동하기 때문이다. 시장은 포모 마케팅이 만든 매수세의 수혜를 누린다. 시장의 불안을 자양분 삼아 작동하는 이 견고한 기득권 구조 앞에, 성실하게 일해 집을 마련하려는 소시민의 꿈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이 깰 수 없을 것 같은 ‘아파트 포모 카르텔’을 언제까지 성역으로 남겨둘 것인가. 한정된 국가 자본과 국민의 피땀 어린 소득이 미래 성장 동력이나 기술 혁신이 아닌, 시멘트 덩어리가 만드는 불로소득만을 좇는 사회는 지속 가능할 수 없다.

이제 방송이 먼저 공적 책무를 되찾아야 한다. 자극적인 자산 상승 신화에 ‘정보’라는 탈을 씌워 송출하는 포모 마케팅을 즉시 중단하고, 주거 안정과 국가 경제의 선순환을 고민하는 본래의 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부동산의 허상과 불안감에 온 사회가 휘둘리는 비정상적인 구조를 깨뜨리지 않는다면, 결국 우리 사회가 치러야 할 대가는 국가 경제의 마비와 공동체의 해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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