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장사하는 상인들의 물품 대금이 제때 지급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누구나 이용하는 공공시설에서 거래 질서가 흔들렸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최근 국회에서는 기흥·망향·충주 휴게소 3곳에서 발생한 대금 미지급 피해액이 28억원에 이른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정상적인 운영 상태가 아니다”라며 공식 사과했다. 전수조사와 구조 개편, 2020년 이후 운영 전반에 대한 감사까지 언급된 상황이다.
문제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휴게소 운영 구조를 들여다보면 이미 오래전부터 쌓여온 균열이 보인다. 재정고속도로 휴게소 상당수는 임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고, 이 가운데 20년 이상 같은 업체가 운영해 온 사례도 적지 않다. 도로공사 퇴직자 단체가 참여한 운영 구조, 중간 운영업체를 거치는 방식, 그리고 과도한 수수료 체계까지 겹치며 공정성 논란이 반복돼 왔다.
특히 일부 구조에서는 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까지 수수료가 부과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비용 부담은 자연스럽게 아래로 내려간다. 결국 현장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들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다. 대금 지급 지연 문제 역시 이런 구조 속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번 사안은 단순한 ‘갑질 논란’으로만 볼 수 없다. 특정 업체의 일탈을 넘어, 공공자산 위에서 형성된 시장 구조 자체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묻는 문제다. 장관이 현장을 찾아 “발본색원”을 언급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결과다. 구조 개편은 선언으로 끝날 수 있지만, 현장의 피해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전수조사와 감사가 실제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같은 문제는 다른 휴게소에서 반복될 수밖에 없다.
휴게소는 국민에게는 쉼터이고, 상인에게는 삶의 터전이다. 그 공간에서 기본적인 거래 질서조차 지켜지지 않는다면, 문제는 현장이 아니라 시스템에 있다. 이번에는 끝까지 손을 댈 수 있을까. 그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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