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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방관 예우, 왜 법원 판결 뒤에야 오는가

중앙신문 기자
[중앙신문 사설] 코로나 속 독감 유행 조짐 심상찮다. (CG=중앙신문)
[중앙신문 사설] 소방관 예우, 왜 법원 판결 뒤에야 오는가. (CG=중앙신문)

소방공무원 미지급 초과근무수당 문제가 16년 만에 정리됐다. 경기도가 전·현직 소방공무원 8245명에게 341억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하면서다. 늦었지만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이 사안을 단순한 ‘지급 결정’으로만 받아들이기에는 남은 질문이 적지 않다. 왜 이런 문제는 늘 법원의 판단 이후에야 해결되는가. 그리고 이것이 과연 소방관 예우의 완결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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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급은 수원고등법원의 화해권고와 법무부의 ‘이의 없음’ 지휘에 따른 것이다. 소송 제기 여부와 관계없이 동일 기준을 적용해 지급 대상을 넓힌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지급액은 소방공무원들이 청구한 563억원 가운데 이자 222억원을 제외한 원금 341억원이다. 16년간 지급되지 않은 시간에 대한 보상은 빠졌다. 법적 종결과 사회적 책임은 다른 문제다. ‘원금만 지급’이라는 결론이 남기는 공백은 작지 않다.

사안의 출발점은 행정의 판단이었다. 2010년부터 외근 소방공무원의 근무시간 중 휴게시간을 근로시간에서 제외하고 초과근무수당을 공제해 왔다. 언제 출동할지 모르는 대기 상태, 화재·구조·구급 현장을 오가는 현실을 ‘휴게’로 간주한 기준이었다. 2019년 대법원이 휴게시간 역시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판시하면서 이 관행은 잘못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때까지 현장의 시간은 제도 밖에 놓여 있었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행정이 스스로 오류를 바로잡지 못했다는 점이다. 소방관들은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위험을 감수한다. 그러나 자신의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소송이라는 긴 과정을 견뎌야 했다. 존경받는 직업이라는 말과 달리, 현실의 보상은 법원 판단에 의존해야 했다. 이 간극이야말로 이번 사안이 던지는 가장 불편한 질문이다.

지급 방식에서도 점검할 대목은 남아 있다. 현직 소방공무원은 설 연휴 전 일시 지급되지만, 퇴직자들은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 오는 3월31일까지 순차 지급된다. 절차상 불가피하다는 설명은 가능하다. 그러나 누락과 지연이 발생하지 않도록 행정의 책임 있는 관리가 전제돼야 한다. 예우는 액수뿐 아니라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우리는 평소 가장 고생하는 직업이 소방관이라고 말한다. 해외에서는 소방관이 가장 존경받는 직업이라는 이야기도 자주 꺼낸다. 그렇다면 그 존경은 제도와 행정 속에서도 같은 무게로 작동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이번 결정은 과거의 잘못을 정산하는 일이다. 그러나 진짜 과제는 앞으로다. 같은 논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근무시간 산정 기준과 수당 체계를 상시 점검해야 한다. 소방관 예우는 말로 완성되지 않는다. 제도와 책임으로 증명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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