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멈춰 선 감사, 흔들린 신뢰…도민은 해결을 기다린다

중앙신문 기자
[중앙신문 사설] 코로나 속 독감 유행 조짐 심상찮다. (CG=중앙신문)
[중앙신문 사설] 경기도의회 운영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가 이틀째 열리지 못하고 있다. (CG=중앙신문)

경기도의회 운영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가 이틀째 열리지 못하고 있다. 성희롱 혐의로 기소된 운영위원장이 여전히 감사 진행을 맡고 있다는 이유로 도지사 비서실과 정무라인이 출석을 거부했고, 의회는 이를 지방자치법이 규정한 감시·견제 의무를 외면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상황은 단순한 의견 충돌이 아니라, 집행부와 의회가 정면으로 맞붙은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공방의 중심에서 도민들이 바라는 것은 정치적 대립의 승자가 아니라, 공적 시스템이 멈추지 않고 제 기능을 다하는 책임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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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사무감사는 도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점검하기 위한 핵심 절차다. 매년 단 한 번 열리는 이 감사가 멈추거나 지연될 경우, 도정의 집행 과정 전체에 구멍이 생긴다. 운영위원장의 거취 문제와 집행부의 출석 거부는 애초에 분리해 다뤄야 할 사안이지만, 두 문제는 어느새 뒤엉켜 사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는 공방이 이어지는 사이 행정은 멈추고, 행정 공백의 부담은 고스란히 도민에게 전가된다. 이 반복되는 소모전의 대가는 결국 민생의 지연이라는 현실로 돌아온다.

집행부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공적 책임의 무게를 생각하면 그 주장이 도민에게 충분한 설득력으로 다가오기는 어렵다. 반대로 의회 또한 운영위원장의 기소 사실을 둘러싼 신뢰 훼손 문제를 얼마나 투명하고 신속하게 처리했는지 의문이 남는다. 어느 한쪽만의 잘못으로 규정할 수 없는 복합적 상황이기에, 지금 더 필요한 것은 책임을 상대에게 미루며 시간을 끄는 태도가 아니라 문제 해결의 주체로서 나서려는 의지다. 공적 신뢰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된다.

갈등이 장기화될수록 피해는 커진다. 행정은 하루라도 멈추면 바로 정책 지연과 행정 부담으로 이어지고, 도민의 체감 불편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누가 먼저 양보해야 하는가’라는 논쟁은 정치권 안에서는 중요할지 몰라도, 도민의 눈높이에서는 차순위 문제일 뿐이다. 도민이 바라는 것은 갈등의 우열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려는 실질적 결단이다. 제도적 정당성을 회복하고 행정과 의정이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신뢰를 복원하는 일, 그것이 지금 가장 시급하다.

감사는 다시 정상화돼야 한다. 행정도, 의회도, 도민에게 약속한 책무 앞에서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해선 안 된다. 책임의 무게를 알고 있는 기관이라면 갈등의 매듭을 끊기 위해 먼저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공적 기관의 권위는 직함이 아니라 위기 속에서 보여주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도민의 삶을 최우선으로 둔 결단이다. 양측은 책임의 주체임을 잊지 말고 신뢰 회복을 위한 행동에 즉시 나서야 한다. 그것이 도민이 정치와 행정에 바라는 가장 기본적이고 절실한 요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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