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문=순정우 기자] 내년 6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최대 규모 경기교육감 선거의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유·초·중·고 포함 약 180만여 명의 학생을 책임지는 경기교육 수장 자리를 놓고, 보수의 수성과 진보의 탈환이라는 극명한 대립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 2009년 교육감 직선제 도입 이후 13년 만에 첫 보수 진영 교육감으로 당선된 임태희(69) 현 교육감의 재선 도전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임 교육감은 지난 6월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재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교육감이라는 '직' 보다는 '업'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내 나름 과제(업)가 남아 있고 요구가 분명하다면 그에 맞게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교육감으로서 업이 끝이 있겠느냐"라고 반문하며 사실상 재선 의지를 드러냈다.
지역 언론에선 임 교육감이 "교권과 학생 인권 조화, 교육 현장 내 신기술 접목 등 성과와 함께 현직 프리미엄, 보수 진영 내 아직 뚜렷한 후보군이 없다는 점"을 무기로 재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진보 진영에서는 유은혜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안민석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성기선 가톨릭대 교수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유은혜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 시절 교육부 장관 경력을 앞세워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부상하고 있다. 6월 당적을 내려놓았으며, 지난달 20일 '경기 이음 포럼' 공동대표로 취임했다. 그는 최근 한 매체에서 "우리 교육을 위한 관심을 펼칠 기회가 온다면, 늦지 않은 시기에 제 역할을 결정하려 한다"고 밝혔다. 장관 경력이라는 '중앙 프리미엄'으로 현직 교육감의 지역 프리미엄을 상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안민석 전 의원은 오산에서 5선 국회의원을 지낸 지역 정치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지난 6월 당적을 내려놓고, 7월 경기도교육청에서 열린 '청소년 스마트폰 프리 운동본부' 출범식에서 공동대표를 맡으며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경기도 출신 정치인으로서 경기교육 발전에 많은 애정을 쏟았다. 학생들의 정신적 안정과 발전이라는 두 과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며 출마를 시사했다.
성기선 교수는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다. 2022년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후보 단일화를 통해 본선에 진출했지만 45.20% 득표로 54.79%를 얻은 임태희 교육감에게 9.59%p 차이로 패배했다.
지난달 30일 경기도교육청에서 출범한 '경기교육미래포럼' 대표를 맡았으며, 발제에서 고교학점제 관련 "최근 4년 간 제자리걸음을 하며 교사 연수, 성취 기준 공유, 대입제도 개편 등 핵심 과제가 방치됐다"고 현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2022년 대선과 2025년 6월 대선에서 이재명 선거대책본부 핵심 인물로 활약했으며, 이재명 정부 초기 내각 구성 단계에서 교육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박효진 전 전교조 경기지부장이 지난 13일 출판기념회에서 "경기교육을 바로 세우겠다"며 여러 차례 출마 의지를 밝혔다.
이번 선거의 핵심은 진보 진영의 단일화 성공 여부다. 2022년 선거에서 성기선 교수는 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단일화에 성공했지만 본선에서 패배했다.
유력 후보들이 이번에도 단일화에 합의할지, 단일화를 이룬다 해도 임태희의 현직 프리미엄을 넘을 수 있을지가 최대 변수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바람을 탄 진보 교육감의 탈환 여부가 관전 포인트"라고 분석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출신 배경과 성기선 교수의 이재명 선대본 핵심 역할이 진보 진영에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주장도 나온다. 점점 다가오는 경기교육감 선거는 보수와 진보의 교육 철학이 충돌하는 이념 대결의 장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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