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저출산과 인구 이동으로 학령인구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소규모학교 증가 문제가 지역 교육의 가장 큰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도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구남교육청)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적정규모학교 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구리중학교와 구리여중의 단계적 통합을 놓고 학부모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구남교육청은 오는 2028년을 목표로 두 학교를 하나로 합치는 통합안을 마련해 지난 6월과 7월 두 차례 설명회를 열었다. 이어 8월18일부터 22일까지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찬반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선거관리위원회 서버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 교육청은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학교의 안정적 운영을 우선시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본지는 구리중·구리여중 통합 문제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보도할 예정이다. ① 교육청 입장과 추진 과정, ② 반대 학부모·학생 목소리, ③ 지역 여론과 설문 결과 및 교육청 대안 순이다.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이 구리 관내 적정규모학교 육성 추진과 관련해 구리여중과 구리중학교를 대상으로 통폐합 여론조사를 실시했지만, 결과와 무관하게 학생·학부모의 불신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교육청은 인구감소에 따른 학생 수 급감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 설명하지만, 현장에서는 절차적 공정성과 교사의 중립성 훼손 논란까지 겹치며 갈등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구남교육청은 지난 8월18일부터 22일까지 구리여중·구리중 학부모를 대상으로 통폐합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조사 배경과 목적이 충분히 공유되지 않은 상태에서 설문이 이뤄져 ‘사후 당위화’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학교 존폐 여부가 단순 설문에 맡겨지는 것이냐”는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구리여중 1학년 A양은 “일부 선생님들이 수업 중 통폐합 필요성을 은연중 강조하는 등 사실상 가스라이팅처럼 들린다”며 “이는 중립성을 벗어난 시대적 착오”라고 지적했다.
학부모 B씨(45·토평동)는 “예전 선배 학부모들이 말하던 ‘스승은 사라지고 교육공무원만 남았다’는 우려가 현실이 되는 것 같아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통폐합에 긍정적 입장을 보인 구리중 학부모 C씨(48·수택2동)조차 “사교육에만 몰입하는 현실에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운동장에서 뛰놀며 배우는 인성교육”이라며 제도 설계의 방향성을 문제 삼았다.
구리여중과 구리여고가 운동장과 정문을 공유하고 있는 점도 통합 추진의 걸림돌로 꼽힌다. 통합 시 통학 동선 혼잡과 안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단순히 행정 효율성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장 현실로, 주민 반발의 근거가 되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학생 수 감소에 따른 학교 통폐합 논의가 확산하고 있지만, 구리 사례는 교육당국의 접근 방식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 키운 대표적 사례로 주목된다.
구남교육청 관계자는 “적정규모학교 육성 사업은 시대적 흐름에 따른 교육환경 변화 지원 방안으로, 학생과 학부모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설문조사 결과 공개 방식·의사결정 기준·대안 검토 과정 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단순 통폐합 논의가 아니라 ▲캠퍼스형 공동학사제 ▲소규모학교 특성화 ▲인프라 안전대책 보완 등 다양한 대안을 놓고 공론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학부모 불신을 해소하려면 설문 원자료 공개, 학생·학부모·교원 그룹별 의견 반영 비율, 전학·심리 상담 지원책 등을 명확히 제시하는 절차적 투명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구리 지역의 통폐합 논의는 학생 수 감소라는 구조적 문제와 학부모·학생의 신뢰 상실이라는 절차적 문제가 맞물리면서, 단순히 교육청 차원의 행정 과제가 아닌 지역 공동체의 과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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