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사이 두 건의 일가족 사망 사건이 연이어 발생해 사회적 충격이 커지고 있다. 지난 14일 화성 동탄신도시에서는 부부와 자녀 2명이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바로 다음 날인 15일 인천 영종도에서는 부부로 추정되는 남녀와 7세 아동이 차량 안에서 숨졌다. 경찰은 현재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처럼 특정 시기와 유사한 상황에서 가족 단위의 사망 사고가 잇따른다는 것은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 특히 화성 사건의 경우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생활고와 미래에 대한 불안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영종도 사건에서는 유서가 없었지만, 사회적 단절과 고립 속에서 벌어진 또 하나의 침묵일 수 있다. 이들 가족이 왜 삶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깊이 성찰해야 할 시점이다.
최근 몇 년간 전국에서 유사한 사건은 반복되고 있다. 서울, 대전, 진주 등지에서 부채, 실직, 돌봄 부담, 건강 악화 등 복합적 위기에 내몰린 가족들이 사회안전망 바깥에서 조용히 사라져갔다. 이들 대부분은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거나, 필요한 도움을 받지 못한 채 홀로 고립돼 있었다. 복지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삶에 스며들지 못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정명근 화성시장이 동탄 사망 사건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과하고, 위기 가정 조기 발굴과 지원체계 정비를 약속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이런 선언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반복돼 왔다. 구조는 그대로 둔 채 임시대응만 반복한다면, 비극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제도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가에 대한 냉정한 점검이다. 상담센터 하나를 두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취약계층의 실질적 접속성을 높이고, 정서적·경제적 위기 신호를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현장 공무원의 책임 전가식 행정을 넘어 공동체가 함께 위기에 개입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일가족 사망 사건이라는 말로 포장하고 덮어버리는 언론 보도와 행정 태도 역시 개선돼야 한다. 생의 끝자락에서조차 ‘미안하다’는 말을 남겨야 하는 현실을 외면한 채, 사건을 개인의 선택으로 치부하는 것은 또 다른 방조다. 우리 사회는 지금 거대한 구조적 우울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고용 불안, 자녀 양육 부담, 돌봄의 공백, 노후의 절망 등 복합적인 문제들이 도처에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기초 지자체부터 중앙정부에 이르기까지 실효적인 복지정책과 위기 대응체계를 다시 설계하고 작동하게 해야 한다.
사람은 말이 아니라 ‘삶’으로 구호를 체감한다. 구호가 아니라 존재의 무게를 실감할 수 있는 복지가 필요하다. 일가족 사망이 반복되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사회적 개입과 제도적 혁신이 절박하다. 이 비극을 다시 뉴스 한 편으로 흘려보낸다면, 우리 모두는 또 하나의 생명을 외면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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