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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러브버그 출몰 급증 일주일 넘긴...인천 계양산 올라보니

남용우 기자
​​​​​​​폭염 속 환경부·구청 작업자들 긴급 투입 정상엔 악취 진동…끈끈이·송풍기 총동원 사체와 개최 수 줄어...사뭇 달라진 모습
주차장 입구엔 ‘청소 중’이라는 고깔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고, 산 초입에는 러브버그로 인해 ‘등산을 자제해달라’는 안내문도 붙어 있었다. (사진=남용우 선임기자)
약수터 근처 등산로에 널부러져 있는 러브버그 사체들. (사진=남용우 선임기자) 

[중앙신문=남용우 선임기자] 폭염특보가 내려진 5일 낮 12시40분께 러브버그 출몰 급증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인천 계양산에 올랐다. 주차장 입구엔 ‘청소 중’이라는 고깔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산 초입에는 러브버그로 인해 ‘등산을 자제해달라’는 안내문도 붙어 있었다.

산에 오르기 전, 하산 중이던 한 시민에게 러브버그 상황을 물었다. 그는 “정상에는 아직도 러브버그가 많이 출몰해 있다”고 말했다.

등산로 입구를 지나 약수터 인근에 이르자 등산로 이곳저곳 사방에서 러브버그 사체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간혹 살아 움직이는 개체도 있었다. 러브버그는 등산객들의 발에 밟히거나 바닥에 죽은 채 널브러져 있었다. 무심코 지나치면 안 보이지만, 신경을 쓰고 보면 뭔가 꺼뭇꺼뭇한 벌레들이 죽어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그 이후로도 등산로 곳곳에서 같은 광경이 반복됐다. 날씨가 무더워서인지 주말임에도 등산객은 드물었다. 기자가 산을 오르며 마주친 사람은 올라가는 이 5명, 내려오는 이 6명이 전부였다.

7부 능선쯤 올랐을 때 또 다른 하산객이 “정상에는 러브버그가 정말 많고, 냄새도 심하게 난다”며 조심하라고 일러줬다. 그의 말이 머릿속에 맴도는 가운데 발밑을 보니, 산 초입보다 훨씬 많은 사체가 널려 있었다.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러브버그 개체 수도 함께 늘었다. 한두 마리씩 기자의 팔과 다리에 달라붙기 시작했다.

계양산 약 7부 능선에 도착했을때 기자의 손목에 러브버그가 달라붙기 시작했다. (사진=남용우 선임기자)
7부 능선엔 사체들이 점점 많아졌다. (사진=남용우 선임기자)

드디어 도착한 정상. 말 그대로 악취가 진동했다. 러브버그 사체가 더운 날씨에 부패하면서 나는 냄새였다. 그나마 간헐적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숨 쉴 틈을 줬다. 인천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였지만, 냄새 때문에 오래 머무르기는 어려웠다.

정상에는 15명가량의 등산객이 있었는데, 대부분 러브버그 상황을 직접 확인하려고 올라온 듯했다. 대다수는 오래 머무르지 않고 금세 자리를 뜨는걸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현장에는 환경부와 계양구청에서 파견된 작업자 약 30여 명이 사체 제거 작업에 한창이었다. 더운 날씨임에도 러브버그 사체를 걷어 내는 등 각종 작업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대부분 연세가 있어 보였다, 그래서 인지, 더운 날씨에 쉬운 일이 아닐 텐데 하는 걱정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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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바라본 안전 지지대에 설치된 끈끈이에는 수많은 러브버그 사체가 붙어 있었고, 팔각정 바닥은 물로 씻어내는 세척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송풍기를 이용해 러브버그를 다른 방향으로 날려 보내는 작업도 병행됐다. 익충으로 분류되기도 해 방제에도 제약이 따른다. 이러다 보니 친환경으로 이루어져 방제작업은 더디기만 하다.

실제로 계양산에 와보니, 러브버그 활동이 가장 활발한 구간은 역시 정상부근과 정상이었다. 산중턱 이하에서는 그 개체 수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이유는 명확치 않지만, 정상에 서식 중인 러브버그는 여전히 매우 활발했다. 기자의 옷에 붙은 몇몇은 즉석에서 짝짓기를 시도하며 번식 본능을 드러냈다.

산 정상에서 짝짓기 중 사람몸에 달라 붙은 러브버그. (사진=남용우 선임기자)
러브버그 사체들이 널부러져 있는 계단. (사진=남용우 선임기자) 
끈끈이에 많은 사체들이 달라붙어 있다. (사진=남용우 선임기자)
작업자 약 37명이 사체 청소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남용우 선임기자)

며칠 전 SNS에서 ‘검은 카펫’처럼 덮인 러브버그 영상을 보았던 기억과 비교하면, 이날은 개체 수가 많이 줄어든 모습이었다. 방제 작업의 효과인지, 일시적인 감소인지는 판단이 어렵다. 하지만 확실한 건, 러브버그가 여전히 계양산의 정상부를 점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올해 인천 계양산에서 러브버그가 처음 대량 출몰한 시점은 6월 말이다. 특히 6월28일 전후로 정상과 등산로 일대가 검게 변할 정도로 출현하며 시민들의 불편이 본격화됐다. 계양구청에는 6월23일부터 27일까지 359건의 민원이 접수됐고, 방역 인력은 하루 5시간 이상 사체 수거에 매달렸다.

이날 현장에서 만나진 못했지만 유정복 인천시장이 금한승 환경부 차관과 함께 현장을 찾아 상황을 점검했다고 한다.

유정복 시장은 이날 점검 소식을 자신의 SNS에 알렸다. 유 시장은 “불편이 계속된다면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다”며 “시민의 일상이 더 쾌적하고 안전해질 수 있도록 끝까지 현장을 챙기겠다”고 밝혔다. 인천시는 향후 방제 강화 및 정밀 모니터링을 통해 사태 수습에 나설 계획이다.

러브버그는 ‘붉은등우단털파리’라는 이름의 외래종 해충으로, 2015년 국내에 처음 나타났다. 중국 남부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며, 매년 6~7월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량 발생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계양산 일대에서 이례적으로 폭증하면서 주민 민원이 급증했다.

러브버그가 사라지고, 시민들의 쉼터 계양산이 하루빨리 제 모습을 되찾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산을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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