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가 급격한 조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고 미국 인공지능(AI) 기업의 신용 위험까지 부각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증권은 15일 긴급시황 보고서를 통해 "매크로(마크로 경제) 경계감과 AI 기업들의 부채 부담으로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증시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단기 변동성 확대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지난밤 미국 증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은 각각 1.11%, 1.88%씩 내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4.30% 폭락해 6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증시 급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네 가지가 지목됐다.
첫째는 미국 9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3.7% 상승해 예상치인 3.6%를 상회했다는 점이다. 근원 CPI도 2.6%로 예상치인 2.5%를 웃돌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불거졌다. 중동 지정학적 긴장으로 에너지가 상승한 탓이다.
둘째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졌다는 점이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5.3%를 돌파한 후 5.19%로 마감했다. 국채 금리 상승은 신흥국 주식의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렸다.
셋째는 AI 산업 전반의 신용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 AI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의 회사채 수익률이 15%를 넘어선데다 5년 내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도 50% 이상으로 평가되는 등 AI 산업 전반의 신용 리스크가 부각됐다. 고금리 환경 속 AI 인프라 투자의 지속 가능성에 의구심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넷째는 외국인 투자자의 집중 매도세가 이어져서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집중 매도에 나선 반면, 이를 받쳐줄 기관과 개인의 매수 여력이 부족해 수급 공백이 심화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단기적으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0월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빅테크·반도체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11월 초 미국 중간선거도 향후 증시의 주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다만 코스피 5000선 근방에서는 지지력이 확보될 것으로 내다봤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대폭 낮아졌기 때문이다. 코스피 5000선 수준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은 4.1배, 주가순자산비율(P/B)은 1.1배로 올해 3월과 7월 조정장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될 필요가 있다"며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되기 전까지는 적극적인 비중 확대보다 위험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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