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농지 전수조사 앞두고 농촌 ‘온도차’…경기도 122만 필지 점검 준비 박차

이건구 기자
​​​​​​​이재명 대통령 언급 후 추진…불법 소유·투기 집중 점검 정치권 “현장 혼선 우려”·지자체 “생계 보완 병행해야”
정부가 농지 전수조사를 추진하는 가운데 경기도도 점검에 들어간다. 경기도는 5월부터 1996년 이후 취득된 농지 122만 필지(14만6000ha)를 조사한다. (사진=중앙신문DB)
정부가 농지 전수조사를 추진하는 가운데 경기도도 점검에 들어간다. 경기도는 5월부터 1996년 이후 취득된 농지 122만 필지(14만6000ha)를 조사한다. (사진=중앙신문DB)

[중앙신문=이건구 기자] “취지는 이해하지만, 농촌의 복잡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정책이야” 28일 오전 여주시 세종대왕면. 논에서 트랙터로 로타리를 치던 농민 A씨(60대)는 작업을 멈추고 이렇게 말했다. 같은 지역 농민 B씨(60대)는 “혼선은 있겠지만 필요하다”고 했다. 이처럼 현장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정부가 농지 전수조사를 추진하는 가운데 경기도도 점검에 들어간다. 경기도는 5월부터 1996년 이후 취득된 농지 122만 필지(14만6000ha)를 조사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 이재명 대통령이 필요성을 언급한 데 따른 것으로, 불법 소유와 불법 휴경, 임대차, 전용 등이 대상이라는 것이 경기도의 설명이다.

농지법은 원칙적으로 농사를 짓는 사람만 농지를 소유할 수 있는 ‘경자유전’을 기본으로 한다. 농업 의사 없이 농지를 취득하거나 투기 목적으로 보유하는 경우, 실제 경작하지 않고 방치하는 휴경 농지, 허가 없이 기타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전용 등이 대표적인 위반 사례로 꼽힌다.

이번 전수조사에서 농업경영 의사 없이 취득했거나 투기 목적 보유로 판단되면 시·군이 처분명령을 내린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처분할 때까지 매년 감정평가액 또는 공시지가 중 높은 금액의 25%를 이행강제금으로 부과한다.

조사는 5~7월 서류검토를 거쳐 8~12월 현장 조사로 나눠 진행된다. 도는 이 전수조사에 조사원 최대 2000명을 5월15일까지 채용할 계획이다.

정치권에서는 조사 방식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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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농림축산식품위원회 간사인 김선교 의원(여주·양평)은 입장문에서 “정부가 5000여 명의 인력과 1100억원의 예산, 위성과 드론까지 동원해 단속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조사 여건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농지조사의 핵심은 실경작자 확인이지만 농촌은 소유 형태와 위탁경영, 임대차 구조가 복잡하다”며 “제한된 인력으로 전국 농지를 단기간에 조사하는 것은 정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단속 위주의 접근으로는 현장 신뢰를 얻기 어렵고, 자칫 고령 농민이나 상속 농지 소유자 등 선의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속도보다 제도 설계와 보완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자체에서는 정책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보완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김보라 시장은 지난 3월 “경자유전 원칙을 바로잡는 시도는 필요하다”며 농지 전수조사 추진을 환영한다고 밝힌바 있다. 김 시장은 다만 “농지 가격 하락이 고령 농민에게는 자산 감소로 이어질 수 있고, 임차농의 경우 경작을 이어가기 어려워질 수 있다”며 “농민 생계를 고려한 소득 보장 정책과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농지 매매 시 임차농에게 우선권을 주거나 장기 금융 지원을 확대하는 등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며 “상속인이 농사를 짓지 않는 경우 농지은행을 통한 정리 등 제도 개선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관계자는 “불법 농지 이용을 바로잡고 투기 수요를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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