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자수첩

[기자수첩] 고양으로 향한 기업들…유입 넘어 ‘정착’으로 간다

이종훈 기자
이종훈 국장
이종훈 국장

서울을 떠난 사업체들이 경기로 향하고 있다. 그 흐름의 중심에 고양시가 있다. 최근 경기도일자리재단이 발표한 기업 이동 통계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서울에서 고양으로 순유입된 사업체는 776개로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가장 많았다. 전체 순유입 3864개 가운데 약 20%를 차지하는 규모다. 하남과 남양주, 구리, 광명 등 서울 인접 도시들도 뒤를 이으며 수도권의 산업과 생활 흐름이 경기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은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사업체 유입은 곧 소비와 상권 형성으로 이어지고, 지역 내 경제 활동을 촉진하는 계기가 된다. 특히 고양시는 서울과 맞닿은 입지와 교통 접근성을 기반으로 기업을 끌어들이며 도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생활권과 산업권이 동시에 확장되는 구조 속에서 경기북부지역이 새로운 경제 거점으로 자리 잡아가는 흐름도 읽힌다.

업종별로 보면 변화는 더욱 뚜렷하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이 40% 이상을 차지하고, 사업서비스업이 뒤를 잇는다. 생활과 밀접한 업종을 중심으로 상권이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단순한 기업 이전을 넘어 사람과 소비가 함께 이동하는 구조로 이어지고 있으며, 지역 경제의 기반을 넓히는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다만 이 흐름이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 유입된 사업체 상당수가 1~4인 규모의 소규모 사업체이고, 이동 역시 서울 인접 지역으로의 단거리 이동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기업의 확장이라기보다 기존 생활 기반을 유지한 채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한 이동의 성격도 함께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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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중요한 것은 ‘유입’이 아니라 ‘정착’이다. 지금의 흐름이 일시적인 이동에 그치지 않고 지역 내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며 일자리와 산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단순히 숫자를 늘리는 것을 넘어 기업이 머물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다음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여기서 핵심은 행정의 역할이다. 사업체 유입이 실제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인허가 절차 개선과 상권 기반 조성, 교통과 주차 등 기반시설 확충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특히 소규모 사업체가 많은 만큼 초기 정착 단계에서의 정책적 지원과 현장 중심 행정이 중요하다. 기업이 ‘들어오는 도시’를 넘어 ‘버티고 성장하는 도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그 책임은 결국 지방자치단체에 있다.

고양시는 지금 기업이 모이는 도시가 됐다. 이제는 그 흐름을 정착과 성장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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