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자수첩

[기자수첩] 연천이 보여준 ‘준비된 공모’의 힘

오기춘 기자
오기춘 기자
오기춘 국장

경기도가 추진하는 ‘경기 생활쏙(SOC) 환원사업’ 제1호 대상지로 연천군이 선정됐다. 총사업비 283억원이 투입되는 생활밀착형 사회기반시설(SOC) 확충 사업이다. 단순히 공모사업 하나 선정됐다는 소식으로 넘길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결과는 그 과정까지 들여다보면 조금 다르게 읽힌다. 말 그대로 ‘준비된 공모’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지 보여준 사례에 가깝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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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군은 공모 준비 과정에서 범군민 추진위원회를 꾸리고 주민설명회와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했다. 연천군의회 역시 사업 선정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며 힘을 보탰다. 행정이 사업 계획을 세우고 주민이 뒤따르는 방식이 아니라 주민과 의회, 행정이 함께 공모 준비 과정에 참여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공모사업은 서류만 잘 만든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사업의 필요성과 지역의 준비 정도, 주민 공감대 등이 함께 평가된다. 이런 점에서 보면 연천군이 보여준 준비 과정은 단순한 행정 절차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연천은 접경지역이라는 특수한 지역 여건을 안고 있다. 오랫동안 각종 규제와 개발 제한 속에서 지역 발전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인구 감소 역시 연천이 마주한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생활 SOC 확충은 단순한 시설 하나를 더 짓는 문제가 아니라 주민들의 일상과 직결된 정주 여건을 보완하는 문제와도 연결된다.

이번 사업은 장애인 복지시설과 평생교육시설을 결합한 복합형 생활 SOC 시설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해당 시설은 연천군 에듀헬스케어센터 인접 부지에 들어설 예정이다. 기존 에듀헬스케어센터의 체육·돌봄·문화 기능과 전곡 컬처스테이션의 청년시설 등과도 연계해 전 세대가 이용할 수 있는 지역 생활거점시설로 조성될 계획이다.

특히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된다는 점도 눈에 띈다. 특정 계층만 이용하는 시설이 아니라 지역 주민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으로 확장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는 복지와 교육, 문화 기능이 결합된 생활 기반시설이 지역사회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

공모사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대체로 단순하다. 선정되면 다행이고, 탈락하면 아쉬운 일 정도로 여겨진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보면 결과는 준비의 차이에서 갈린다. 사업의 필요성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했는지, 지역사회가 얼마나 공감대를 형성했는지, 추진 체계가 얼마나 탄탄하게 갖춰졌는지가 결국 결과를 좌우한다.

이번 연천군의 사례는 공모사업이 행정의 계획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지역이 함께 움직이고 준비할 때 비로소 기회가 현실이 된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켜 준 셈이다. 연천의 이번 선정은 그 사실을 조용히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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