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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짜뉴스, 클릭 한 번에 선거를 흔든다

김상현 기자
​​​​​​​기술보다 무서운 건 무분별한 공유
김상현 기자
김상현 기자

[중앙신문=김상현 기자] 가짜뉴스는 단순한 의견이 아니다. 사실이 아닌 내용을 사실처럼 꾸며 퍼뜨리는 행위다. 일부 장면을 잘라 맥락을 왜곡하고, 존재하지 않는 발언을 만들어내며, 최근에는 AI로 음성과 영상을 합성해 실제처럼 보이게 한다. 기술은 정교해졌고, 거짓은 더 그럴듯해졌다. 진짜보다 더 진짜처럼 보이는 거짓이 누군가 손안의 휴대전화 속에서 빠르게 소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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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신호는 이미 울렸다. 지난해 6월 인천에서는 AI 딥페이크 기술로 교사와 학생의 얼굴을 합성한 혐의로 피의자가 입건되는 사건이 있었다. 정치 사안은 아니었지만, 기술이 개인의 명예와 권리를 얼마나 쉽게 훼손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였다. 한 번 유포된 영상은 삭제보다 확산이 빠르다. 지워도 이미 캡처되고, 신고해도 이미 공유된다. 피해는 조용히, 그러나 빠르게 번진다.

선거 국면에서는 파급력이 더 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1월29일부터 2월16일까지 약 19일간 딥페이크를 이용한 불법 선거운동 게시물을 집중 모니터링해 129건을 적발했다고 밝힌바 있다. 총선을 앞둔 시점이었다. AI를 활용한 허위 정보가 실제 단속 대상이 될 만큼 현실적 위협으로 등장했다는 의미다. 거짓 정보는 순식간에 퍼지고, 정정은 늘 뒤따라간다. 클릭은 1초면 충분하지만, 바로잡는 데는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공직자를 겨냥한 허위 영상과 왜곡 게시물까지 확산되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발언을 조작하거나 맥락을 잘라낸 편집 영상이 사실인 것처럼 공유되는 일도 반복된다. 정치적 입장과 무관하게,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무차별적으로 소비되는 현실은 분명한 문제다. 가짜뉴스는 특정 진영의 문제가 아니라 공론장의 신뢰를 갉아먹는 구조적 위협이다.

이런 배경 속에서 26일 국무총리 주재로 ‘AI 악용 등 가짜뉴스 대응 관계장관회의’가 열렸다. 법무부는 대검찰청을 중심으로 전담 체계를 가동해 AI 악용 가짜뉴스와 흑색선전, 관권·금권선거를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제9회 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97일 앞둔 시점에서 나온 메시지라는 점에서 의미는 분명하다. 제도적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도 강조됐다.

그러나 단속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가짜뉴스는 누군가 만들고, 누군가 공유하면서 확산된다. 우리는 공유 버튼을 누르기 전 한 번 더 멈춰야 한다. 출처를 확인하고, 공식 발표를 기다리고, 최소한의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클릭은 가볍지만, 그 결과는 결코 가볍지 않다. 선거는 선택의 시간이다. 그 선택이 거짓 위에 세워지지 않도록 지키는 일, 그것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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