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문=김종대 기자] 지난해 7월 오산시 가장동에서 발생한 보강토옹벽 붕괴사고는 단순한 집중호우가 아닌 설계·시공·유지관리 전 단계의 복합 부실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는 중앙시설물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의 7개월간 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하고, 복합구조 설계 미흡과 배수시설 부실, 유지관리 소홀 등이 겹치며 붕괴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사고는 2025년 7월16일 오후 7시4분께 오산시 가장교차로 인근 서부우회도로 보강토옹벽(전체 연장 338m, 최대 높이 10.1m) 중 약 40m가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무너진 토사가 도로를 덮치며 차량 2대가 매몰됐고, 이 가운데 1대는 완전히 묻혔다. 48세 남성 운전자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다른 차량 탑승자는 자력 대피했다.
당시 소방은 신고 7분 만에 대응1단계를 발령하고 인력 174명과 장비 41대를 투입해 구조에 나섰다. 사고 접수 후 약 3시간21분 만에 구조와 안전 확인을 마쳤다.
조사 결과, 보강토옹벽 상부 배수로와 포장면 균열을 통해 빗물이 지속 유입됐고, 배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옹벽 내부에 수압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직전 시간당 39.5mm의 집중호우가 내렸지만, 위원회는 이미 구조적 취약성과 배수 불량이 누적된 상태였다고 판단했다.
설계 단계에서는 보강토옹벽 위에 L형 옹벽을 설치하는 복합구조에 대한 안정성 검토가 충분하지 않았고, 수압 발생을 고려한 배수 설계도 미흡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시공 과정에서는 세립분이 많은 뒤채움재가 사용돼 배수 성능이 저하됐으며, 감리·감독도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점이 지적됐다.
유지관리 과정의 허점도 드러났다. 해당 시설물은 2011년 준공됐으나 2017년에야 관리 주체로 인계됐고, 2023년 개통 전까지 시설물통합정보관리시스템(FMS)에 등록되지 않아 법정 안전점검 의무가 장기간 이행되지 않았다. 2023년 정밀안전점검에서 배수 불량과 배부름 현상이 지적됐음에도 충분한 보수·보강이 이뤄지지 않았고, 사고 20여일 전부터 제기된 땅꺼짐과 붕괴 우려 민원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안전성 검토가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당일 오후 4시께 현장 인근에서는 지름 수십㎝ 규모의 포트홀이 발생해 수원 방향 2개 차로가 통제된 바 있다. 조사위는 이러한 균열과 침하 현상 역시 옹벽 내부 배수 문제와 연관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국토부는 복합구조 보강토옹벽의 설계·시공 기준을 구체화하고, 배수로·유공관 등 배수시설 설계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유사 구조물에 대한 전수조사와 특별점검도 추진한다. 아울러 FMS 미등록 시설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관련 법령 개정을 통해 제재 수위를 높일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고 책임 주체에 대한 행정처분과 수사 절차가 조속히 진행되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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