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만평에는 점수도, 순위도, ‘마군’이라는 딱지도 없다. 대신 기압이 있다.
왼쪽은 고기압이다. 하늘은 맑고, 표정은 가볍다. 민원은 대화의 형태를 띤다. 악수는 절차의 종착지처럼 보인다. 종이는 접혀 나오고, 사람은 고개를 끄덕인다. 해결이 완벽해서가 아니라, 설명이 끝까지 도달했기 때문이다.
오른쪽은 저기압이다. 공기는 무겁고, 서류는 공중을 떠다닌다. 전화기는 울리지만 연결은 되지 않는다. 번개는 분노가 아니라 피로다. 민원인은 소리를 높이지만, 상대는 이미 다른 전화를 붙잡고 있다. 여기서 민원은 문제 이전에 체력전이 된다.
두 장면은 극단처럼 보이지만, 사실 같은 지도 위에 있다.
같은 수도권, 같은 법령, 같은 평가 기준. 차이는 예산도, 인구도, 업무량도 아니다.
차이는 태도다. 민원을 ‘처리해야 할 건’으로 보느냐, ‘설명해야 할 사람’으로 보느냐의 차이다.
가운데 놓인 돋보기는 평가다. 들여다본다고 바뀌지는 않는다. 기록은 할 수 있지만, 체감은 대신 느껴주지 않는다.
방향표 역시 답을 알려주지 않는다. 좌측이 정답이고 우측이 오답이라는 설명은 없다. 다만 묵묵히 서서 묻는다.
지금 이 행정은 어디로 가고 있느냐고. 이 만평이 말하는 것은 단순하다. 민원 점수는 상장이 아니라 기상도라는 것. 오늘의 흐름을 보여줄 뿐, 내일의 날씨는 행정이 스스로 바꿔야 한다.
그 선택은 이미 창구 앞에서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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