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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과와 당명 개정, 정치의 시험대에 오른 국민의힘

중앙신문 기자
[중앙신문 사설] 코로나 속 독감 유행 조짐 심상찮다. (CG=중앙신문)
[중앙신문 사설] 사과와 당명 개정, 정치의 시험대에 오른 국민의힘. (CG=중앙신문)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당명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제9회 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나온 이번 선언은, 그동안 이어져 온 논란에 대해 당 차원의 입장을 정리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러나 선언 직후 더불어민주당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면서, 이번 선택은 곧바로 정치적 논쟁의 장으로 옮겨졌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비상계엄을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라고 규정하며 국민에게 혼란과 불편을 준 점, 그리고 당시 집권 세력이었던 정당으로서의 책임을 언급했다. 표현과 형식 면에서 기존과는 다른 태도를 보였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계엄 사태에 대한 당의 인식을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하나의 기준선이 설정됐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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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과는 선언으로 완결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은 곧바로 “철 지난 사과”라며 책임 인정이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특히 ‘상황에 맞지 않는 수단’이라는 표현을 두고, 불법적인 비상계엄에 정당화의 여지를 남긴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했다. 민주당은 또 윤석열·김건희와의 절연 부재, 당내 인적 구성 문제를 거론하며 이번 사과의 진정성에 의문을 던졌다.

당명 개정 추진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당의 가치와 방향을 재정립하겠다는 취지로 전 당원의 뜻을 묻겠다고 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두고 “옷만 갈아입는 혁신”이라며 선거를 앞둔 포장에 불과하다고 맞섰다. 이름을 바꾸는 행위 자체보다, 그 이후의 정치 행태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처럼 사과와 당명 개정 선언은 발표와 동시에 정치적 쟁점이 됐다. 이는 이번 선택이 단순한 내부 정비를 넘어, 향후 정치 지형과 선거 국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사안임을 보여준다. 동시에 사과와 개혁 선언이 갖는 한계도 함께 드러난다. 정치에서 선언은 출발점일 뿐, 그 의미는 이후의 선택과 행동에 의해 규정된다.

지방선거는 정당의 말보다 과정을 평가하는 선거다. 어떤 인물이 공천되는지, 어떤 기준이 적용되는지, 논란이 발생했을 때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가 유권자의 판단을 좌우한다. 국민의힘이 밝힌 사과와 당명 개정 추진 역시 그 연장선에서 검증받게 될 것이다.

국민의힘의 이번 선언은 하나의 계기를 만들었지만, 동시에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다. 민주당의 비판은 그 시험이 이미 시작됐음을 보여준다. 다가오는 6·3 지방선거는 사과와 개정이 상징에 그칠지, 실제 변화로 이어질지를 가늠하는 첫 무대가 될 것이다. 정치권의 공방이 격화될수록 유권자는 말의 수사보다 구체적인 선택과 책임의 방향을 더욱 엄격히 살펴볼 것이다. 사과와 개정의 정치가 경쟁과 검증의 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그 결과는 결국 선거 과정 속에서 분명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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