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자수첩

[기자수첩] 평택의 첫 삽, 안전과 책임으로 완성돼야

김종대 기자
김종대(남부권 본부장)
김종대(남부권 본부장)

고덕국제화계획지구에 울린 첫 삽 소리는 단순한 공사 착공의 신호가 아니다. 평택시 신청사와 시의회 청사 건립 기공식은 평택 행정의 중심을 어디에 두고, 어떤 방식으로 시민과 만나게 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출발선이다. 평택의 다음 100년을 책임질 공간이 어떤 기준과 방향 속에서 완성될지 가늠하게 하는 자리였다.

광명시청_메인중앙하단_260824
안성시청_바우덕이축제_메인 하단_260908

16일 열린 기공식에는 정장선 평택시장을 비롯해 강정구 평택시의회 의장과 시의원 전원, 지역 국회의원과 도·시의원, 유관기관·단체장,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사업 경과보고와 기념사, 축사, 시삽 퍼포먼스로 이어진 행사는 신청사 건립의 의미를 공유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신청사와 시의회 청사가 한 공간에 들어서는 통합 행정청사라는 점에서 이번 사업은 단순한 청사 신축을 넘어선다.

이번 신청사의 핵심 키워드는 ‘통합’이다. 과거 평택시와 송탄시, 평택군이 하나의 도시로 통합된 이후에도 행정과 의정 기능은 공간적으로 분산돼 있었다. 이번 신청사 건립은 새로운 행정구역 통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 이후에도 흩어져 있던 행정의 중심을 물리적으로 하나로 묶어 상징적으로 완성하겠다는 의미에 가깝다. 시민이 행정을 보기 위해 여러 곳을 오가야 했던 구조를 정리하고, 행정의 동선을 시민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취지다.

규모 역시 평택의 위상에 걸맞다. 총사업비 3462억원이 투입되고, 연면적은 약 5만㎡에 달한다. 본청사는 지하 1층에서 지상 5층, 시의회 청사는 지하 2층에서 지상 3층으로 조성된다. 1100대 규모의 주차 공간이 확보되며, 시의회에는 민원 상담실과 업무 소통실, 언론 브리핑실 등이 마련돼 시민 의견을 상시적으로 듣고 공유하는 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강정구 의장이 ‘시민 소통의 상징 공간’을 강조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기대의 출발점에서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가치는 분명하다. 바로 안전이다. 대형 공공청사 건설은 긴 시간과 많은 인력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공사 현장의 안전 문제는 언제든 시민의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평택의 100년을 책임질 공간인 만큼 공사 과정 전반에서의 안전 관리와 품질 관리, 구조적 안정성은 그 어떤 가치보다 우선돼야 한다. 첫 삽의 의미는 속도가 아니라, 끝까지 안전하게 이어질 때 비로소 완성된다. 통합의 의미 또한 건물 하나로 끝나서는 안 된다. 행정과 의정 기능이 한 공간에 모였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그 안에서 시민의 목소리가 얼마나 쉽게 닿을 수 있느냐다. 시민이 ‘어디로 가야 할지 헷갈리지 않는 시청’, ‘문턱이 낮은 시의회’를 체감할 때 비로소 통합은 완성된다. 건물의 크기가 아니라 운영 방식과 행정의 태도가 통합의 성패를 가른다.

정장선 시장이 기념사에서 언급한 “평택의 미래를 상징하는 역사적인 날”이라는 표현은 이런 조건이 충족될 때 설득력을 얻는다. 신청사 준공 이후 현 평택시청사가 제2청사로 활용되고 구청으로 전환되는 계획 역시 행정 체계 재편의 연장선에 있다. 이는 평택 행정을 시민 중심으로 재정비하겠다는 의지를 공간에 담아내는 과정이다. 첫 삽은 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책임이다. 기대는 자동으로 충족되지 않는다. 안전한 공사, 시민 중심의 운영, 열린 의정이라는 조건이 함께 지켜질 때, 평택시 신청사와 시의회 청사는 분산됐던 행정의 중심을 하나로 묶고 평택의 미래를 떠받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평택의 첫 삽이 안전과 책임으로 완성되기를 기대해 본다.

수원특례시의회_08 (265x118)
260623_인천도시공사

저작권자 © 중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 기사

0개의 댓글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