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4일 경기도 파주에서 경기북부 타운홀 미팅을 열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안규백 국방부 장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까지 동행했다는 점은 이번 행사의 상징성을 단번에 보여준다. 경기북부의 숙원인 미군 반환공여지 문제와 접경지역 규제, 생활 인프라 격차를 논의하는 자리에 대통령과 두 핵심 부처 장관이 직접 나섰다는 사실 자체가 중앙정부가 이제 이 문제를 외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대선 당시 발언과 맞닿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경기북부 분도(分道) 논쟁이 불거졌을 때 “행정구역을 나눈다고 규제가 풀리는 것이 아니다”, “재정자립도가 약한 북부는 분도 이후 오히려 더 심각한 낙후를 겪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분도라는 상징적 처방보다, 중앙정부가 구조적 문제를 직접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었다. 그렇다면 그 발언은 결국 오늘의 장면, 곧 중앙정부 최고 책임자들이 경기북부 현안 해결을 위해 현장으로 내려온 행보로 이어진 셈이다.
경기북부 발전의 걸림돌로 가장 많이 지적돼 온 것은 바로 주한미군 반환공여지다. 넓은 면적이 수십 년 동안 방치되면서 지역 발전이 가로막혔다. 국방부가 보상·정화·용도 결정 등 핵심 권한을 쥐고 있기 때문에 지자체의 의지나 노력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불가능했다. 이러한 구조적 난제를 고려할 때, 국방부 장관이 대통령과 함께 현장을 찾은 것은 정부가 직접 책임을 지겠다는 메시지에 다름 아니다.
또한 경기북부는 군사시설보호구역, 환경 규제, 수해 취약성 등 복합적 제약이 중첩돼 있는 지역이다. 이는 행정안전부의 역할과 직결되고, 윤호중 장관의 동행은 규제 완화와 재난 대응 체계 개선, 지역 인프라 강화에 대한 중앙정부 차원의 개입을 예고한다. 결국 이번 파주 타운홀 미팅은 “지방이 알아서 해라”는 방식이 아니라 국가가 직접 나서겠다는 정책 전환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상징이 정책을 보증하지는 않는다. 반환공여지 정비는 막대한 예산, 복잡한 행정 절차, 환경 정화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접경지역 규제 완화 역시 부처 간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는 쉽지 않은 영역이다. 대통령과 장관이 현장을 찾은 의지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이번 방문이 일회성 행보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 로드맵과 실행 계획으로 연결돼야 한다.
경기북부에는 약 370만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치적 논쟁이 아니라 실제로 체감 가능한 변화다. 대선 시기 “분도가 해답이 아니다”라고 말한 대통령의 판단은 옳았다. 하지만 그것이 옳으려면 중앙정부가 대신 책임을 져야 한다. 이번 방문이 그 약속을 실현하는 첫 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약속의 지속성이며, 그 지속성이 곧 경기북부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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