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문=김상현 기자] 대법원이 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에 부과한 ‘영업정지를 갈음한 과징금’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법률이 정한 부과 요건을 벗어난 유추·확대 해석에 해당한다는 이유다. 다만 카카오에 내려진 시정명령 자체는 적법하다고 인정했다.
대법원 2부는 13일 주식회사 카카오가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납부명령 취소 소송(2025두33253)에서, 시정명령 부분은 기각하고 과징금 부분은 파기환송했다고 밝혔다.
사건은 카카오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디지털 음원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중도해지 기능을 제공하지 않고, PC 웹에서만 해지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아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시정명령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동일한 위반행위를 반복해 영업정지 사유가 발생하자, 관련 사업부문은 분할돼 ‘멜론컴퍼니’로 넘어갔고 이후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흡수합병됐다.
공정위는 “카카오에 영업정지를 내려도 신설 회사(멜론컴퍼니)를 통해 사실상 영업이 이어질 수 있어 실효성이 없다”며, 전자상거래법 제34조 제1항을 근거로 영업정지를 대신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논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전자상거래법 제34조 제1항은 ‘영업정지가 소비자에게 심한 불편을 줄 우려가 있는 경우’에만 과징금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한정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회사분할로 인해 영업정지 처분의 실효성이 없게 된 경우까지 포함한다고 해석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침익적 행정처분은 법률에 근거해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며, 상대방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대·유추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시정명령과 관련해서는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위반행위는 회사분할 이전 발생했고, 그 이익을 향유한 주체도 카카오이므로 분할존속회사인 카카오에 시정명령을 내린 것은 자기책임원칙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은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제재 처분의 근거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기준을 명확히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영업정지를 갈음한 과징금은 법률이 규정한 사유 외에는 부과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행정기관의 ‘실효성 중심 판단’이 법적 근거를 넘어설 수 없음을 명확히 한 판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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