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자수첩

[기자수첩] 인천시 ‘외로움국’의 첫걸음, 따뜻한 행정이 되길

남용우 기자
남용우 선임기자
남용우 선임기자

인천시가 ‘외로움국(局)’을 신설한다. 이름부터 낯설지만, 내용은 반갑다. 시는 내년 초(2026년) 출범을 목표로 외로움국을 세워 1인가구, 사회적 고립, 정서적 외로움 등 급증하는 도시형 고립 문제를 통합 관리할 계획이다. 인천시 전체 가구 중 1인가구 비율은 32.6%(2024년 기준)에 이르며, 이는 전국 평균 36.1%(2024년 기준)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제 1인가구의 삶은 개인의 선택이자 사회의 현실이다. 그런 변화를 행정이 먼저 포착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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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천의 골목을 걸어보면, 불빛은 환하지만 사람의 목소리는 희미하다. 가로등 아래를 홀로 지나가는 청년, 저녁 한 끼를 포장해 들어가는 노년의 뒷모습이 도시의 풍경이 됐다. 외로움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한다. 그런 의미에서 행정이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제도 속으로 끌어들인 것은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니라,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공공의 언어로 번역하려는 첫 시도다. 이번 신설은 인천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국(局)’ 단위 전담조직을 설치한 사례(전국 최초 보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다른 지자체들도 고립예방센터나 복지정책 부서를 통해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국 단위의 전담 조직은 인천이 유일하다. 단순한 복지 행정이 아니라, 사람의 감정과 관계를 다루는 새로운 행정 실험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의 이런 1인가구를 보듬는 정책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유 시장은 그동안 시민 생활의 세밀한 부분을 챙기는 행정을 강조해왔다. 이번 외로움국 신설 역시 단순히 행정조직을 늘리는 일이 아니라, 사회 변화의 흐름을 읽고 시민의 마음을 품으려는 시정 철학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외로움이 ‘복지 사각지대’로 방치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품겠다는 의지다. 도시는 기반시설로만 살지 않는다. 마음을 세심히 돌보는 행정이 도시의 품격을 만든다.

한때 외로움은 개인의 감정으로 치부됐다. 하지만 이제는 복지, 고용, 주거, 정신건강을 아우르는 사회적 변수로 떠올랐다. 행정이 감정을 제도화한다는 건, 그만큼 우리 사회가 성숙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외로움국의 출범은 행정이 사람의 마음을 다루기 시작했다는 상징이다. 물론 출발이 곧 완성은 아니다. 이름이 신선하다고 해서 행정의 본질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 외로움국이 진짜 ‘외로움이 덜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선 현장과의 연결, 시민 체감, 지속 가능한 정책 예산이 따라야 한다. 단순한 캠페인이나 홍보용 사업이 아닌, 외로움을 정책의 언어로 풀어내야 한다.

유정복 시장의 시정 철학은 늘 ‘사람 중심’이었다. 이번 외로움국 역시 그 연장선 위에 있다. 도시의 행정이 인간의 온기로 이어질 때, 그것이 진짜 도시의 품격일 것이다. 잘 자리 잡기를 바란다. 다른 곳보다 먼저 출발한 만큼 의미 있게, 그리고 오래도록 시민의 마음에 남는 정책으로 자라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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