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자수첩

[기자수첩] 술김의 폭력, 평택은 멈췄다

김종대 기자
김종대(남부권 본부장)
김종대(남부권 본부장)

평택경찰이 6개월 동안 벌인 ‘주폭과의 전쟁’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고 있다. 주취 폭력 사범 206명을 붙잡고, 이 중 21명을 구속했다. 구속된 이들의 평균 전과는 21범. ‘술김이었다’는 변명으로 덮어온 폭력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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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은 산업단지와 항만, 미군기지, 고속도로가 얽힌 대표적 복합도시다. 낮에는 물류 종사자와 외국인 근로자, 밤에는 퇴근 인파와 관광객이 뒤섞이며 유동인구가 급증한다. 그만큼 크고 작은 주취 소란과 폭력 사건이 잦았다. 평택경찰이 전담팀을 꾸려 주폭 단속에 나선 이유다. 이번 단속의 의미는 숫자에 있지 않다. 폭력의 대상이 경찰관, 택시 기사, 시민 등 사회적 약자였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술을 핑계 삼는 상습 폭력은 ‘버릇’이 아니라 범죄다. 관용의 문화 속에 방치됐던 술김의 폭력이 이번 단속으로 멈춰 서기 시작했다.

단속 이후 평택 지역의 주취 관련 신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줄었다. 경찰 관계자는 “거리의 긴장이 완화되고, 음주운전이나 돌발 폭력 같은 2차 사고가 줄어드는 등 실질적인 예방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단속 기간 동안 주취 폭력으로 인한 대형 사건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술은 원래 사람 사이의 경계를 풀어주는 매개이지만, 그것을 핑계로 삼는 순간 폭력은 선택이 된다. 문제는 술이 아니라 술을 이용해 책임을 회피하는 인간의 태도다. 평택의 사례는 우리 사회의 오랜 관용에 던지는 묵직한 경고다.

주폭과의 전쟁은 경찰의 몫으로만 남을 일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싸워야 할 의식의 전쟁이다. 술병 뒤에 숨은 폭력의 악순환을 이제는 끊어야 한다. 결국 단속해야 할 것은 술이 아니라, 술에 기대 사는 우리의 태도다. 평택의 ‘주폭과의 전쟁’은 단속을 넘어 시민의식과 도시 품격을 회복시키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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